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日 대지진이 업종 지형도 바꿨다

지난 10일 이후 철강·금속 7%·화학 3.4% 상승<br>항공등 나머지는 부진… 당분간 양극화 지속 전망


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일주일 만에 코스피지수가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업종별로 살펴보면 이번 일본 대지진은 증시의 지형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강ㆍ금속, 화학주 등이 이번 일본 대지진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급상승한 반면 항공, 증권, 전기가스업종 등은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일본대지진 영향으로 인한 업종별 양극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코스피지수는 1,981.13으로 끝마쳐 일본대지진이 일어나기 하루 전날인 10일(1,981.58)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업종별로는 이번 대지진으로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철강ㆍ금속이 7.08% 오른 것을 비롯해 화학(3.38%), 비금속광물(3.32%) 등의 업종은 대지진 이전 보다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철강업종과 정유ㆍ화학업종의 경우 일본 업체들의 생산차질이 예상 보다 큰 데다가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까지 보이면서 수혜를 봤다. 김민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진으로 일본 조강생산 능력의 20% 수준이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본 주요 철강사들의 생산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수혜폭이 지난 1995년 고베지진 때 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정유ㆍ화학 설비는 25~54% 가량 가동 차질을 빚고 있다"며 "설비 파손 수준도 상당해 재가동에 오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업체들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시멘트주와 금 관련주 등이 대거 포함된 비금속광물주도 일본 복구 수요 기대감ㆍ안전자산선호 현상 확대로 빠른 오름세를 나타냈다. 일본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면서 LNG가 대체에너지로 떠오를 것이란 기대에 현대중공업(6.29%), 삼성중공업(8.68%) 등 조선주도 대지진 이전보다 큰 폭으로 도약했다. 반면 이들 일부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의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일본여행수요 급감에 따라 항공주가 특히 급락했으며, 의료정밀, 해운, 섬유ㆍ의복, 전기가스업, 증권, 통신업 등 일본대지진과 관련해 별다른 이슈가 없었던 업종들도 주가가 발목이 잡혔다. 대지진 수혜주로 초반 반짝 상승했던 전기ㆍ전자, 자동차업종의 주가는 일본 대지진 여파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부품 조달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대부분 제자리걸음을 걷는데 그쳤다. 일본대지진 이후 주가 회복에 대한 수혜가 일부 업종으로만 집중돼 나타난 셈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대체로 일본대지진으로 인한 영향이 주가에 이미 대부분 반영됐다는 데에는 동의하면서도 업종별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대지진으로 인한 수혜주들이 대체로 대지진 이전부터 업황이 양호했던 업종들이기 때문이다. 김주형 동양종합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철강ㆍ금속, 화학주 등 대부분의 대지진 수혜주들은 올초부터 업황이 긍정적인 경우가 많아 오히려 이번 대지진이 주가상승 추세를 더 굳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지진 여파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진 업종별로 대지진으로 인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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