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컨소시엄이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매각과 관련해 '유효경쟁'과 '경영권 프리미엄 요건'을 완화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우리금융은 정부가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예비입찰에 불참할 수밖에 없다며 강하게 압박했다.
우리금융의 태도가 돌변한 것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고객들이 수백억원대의 실사비용 부담과 상당한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인수가격에 '난색'을 표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13일 우리사주조합이 주축인 '우리사랑 컨소시엄'의 강선기 대표와 우리은행 거래 중소기업 경영인을 주축으로 한 'W컨소시엄'의 석용찬 대표 명의로 '우리금융 지분매각 절차 참여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유효경쟁 및 경영권 프리미엄과 관련한 기준이 완화되지 않는 한 예비입찰에 불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발표문에서 "매각주관사를 통해 (우리금융 지분매각) 입찰조건을 파악한 결과 유효경쟁이 성립되려면 28.5% 이상의 지분을 인수할 주체들 간의 경쟁이 있어야 하고 가격도 시가에 상당 수준의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금융 측은 "유효경쟁 및 경영권 프리미엄과 관련한 기준이 완화되지 않는 한 우리금융의 2개 컨소시엄은 최종입찰 때까지 200억원 내외의 인수자문 비용과 실사 비용을 부담하면서 매각절차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선언했다.
정부의 요구수준대로 매각작업을 진행시키려면 당초 계산보다 더 많은 인수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입찰참여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우리금융 측은 이와 관련해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순수하게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하려는 다수의 투자자들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정부가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인 가격이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달라는 이야기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금융 컨소시엄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M&A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공자위의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 컨소시엄의 주장은 우리금융 매각의 가장 큰 원칙을 깨자는 의미"라며 "추가적인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