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에 풀린 자금유동성은 좋아졌지만 자금의 단기부동화 경향이 심해져 시중자금이 투자 등 실물경제 수요로 좀처럼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하니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시중자금의 단기화 비율이 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1%대로 떨어지는 등 기준금리 인하의 여파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장자금이 금융시장을 떠돌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한국은행과 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 3월 시중의 총유동성에서 현금과 수시입출식 예금 그리고 요구불예금 등 언제라도 현금화할 수 있는 협의통화(M1)가 차지하는 비율인 자금 단기화 수준이 지난 3월 20.7%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2007년 3월 21.5%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당시인 2008년 9월 16.8%에서 2011년 초 20%를 넘어섰다가 하락세로 돌아서 2012년 9월 18.2%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이후 세 차례 기준금리 하락 등을 계기로 단계적으로 올라 현재의 20%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 협의통화(M1) 평균잔액도 지난 3월 600조7,199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5.5%나 증가해 5년여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자금이 단기화되는 것은 돈이 금융기관에 예치될때 대부분 만기가 단기간인 상품에 예치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자금 단기화 비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시중에 떠도는 부동성 자금이 늘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저금리로 금융기관에 돈을 오래 맡겨 두어봐야 거둘 수 있는 이자수익이 얼마 되지 않자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투자처로 옮겨가기 위해 예비로 보유하는 통화가 는 것입니다. 이렇다보니 시중에 풀린 유동성은 늘었지만 단기 부동화 경향이 심해져 자금이 좀처럼 투자 등 실물경제의 수요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스탠딩]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으로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파급효과가 실물경기로까지 이어져야 경제회복의 모멘텀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2분기 갈 곳 잃은 시중자금의 향배가 주목됩니다. 서울경제TV 정하니입니다.
[영상취재 허재호 영상편집 박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