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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 구글 글라스의 출시가 예고된 가운데 다수의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등 차세대 모바일 기기로서 스마트 안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근 마켓리포트를 통해 웨어러블 컴퓨터에 대한 시대적 요구와 맞물려 이 같은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며 중소기업들의 신성장동력으로서 스마트 안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의 시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포함한 전세계 스마트 안경 시장 규모는 2012년 660억원에서 올해 5,400억원대로 8배 이상의 성장이 예견된다. 또한 오는 2016년에는 1,000만대의 기기가 판매되며 4조4,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의 경우 올해 시장 규모가 약 5,000대로 미미하지만 향후 글로벌 시장의 5~10%를 점유하는 거대 마켓으로 성장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성태웅 KISTI 산업시장분석실 연구원은 "이 거대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구글·엡손 등이 선도적으로 스마트 안경의 출시를 천명한 상태"라며 "애플·삼성전자·LG전자·마이크로소프트·소니 같은 기업들도 속속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성 연구원은 이어 "HMD 기술은 생명주기 상으로 아직 도입기에 가깝다"며 "3D 콘텐츠 보급이나 고해상도 제품 개발 등과 맞물려 미국·일본을 위시한 기술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확대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증강현실 기술이 접목된 안경 및 고글 형태의 HMD 기기는 착용방식에 따라 두 눈으로 볼 수 있는 양안식과 한 눈으로만 확인하는 일안식으로 구분된다. 또 주변 환경을 함께 볼 수 있는 가시성 유무에 따라 투시형과 폐쇄형으로 나뉜다. 지금까지의 기술적 대세는 구글 글라스와 유사한 투시형 양안식이지만 최근 들어 투시형 일안식을 표방한 제품들이 다수 개발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 가운데서는 대양이엔씨·디오컴 등의 업체에서 관련 제품이 출시된 바 있으며 삼성전자가 오는 9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가전박람회 'IFA 2014'를 통해 '기어 글라스'라는 스마트 안경을 공식 공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유회준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증강현실 전용 초저전력 프로세서가 내장된 '케이 글라스(K-Glass)'의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프로세서는 32㎟ 면적에 1.22TOPS(초당 1,012회)의 연산속도로 정보를 시현할 수 있는데 이는 상용칩을 채용한 기존 제품 대비 30배 이상 빠른 속도다. 전력사용량이 적어 사용시간 역시 3배 이상 늘어난다고 한다.
물론 스마트 안경이 모든 면에서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착륙에 성공하려면 높은 가격과 시력 저하 가능성, 해킹, 그리고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성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내야만 스마트 안경이 지닌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중소기업들의 경우 스마트 안경 자체로 대기업과 승부하기보다는 현재 드러난 한계들에 대한 기술적 해법을 제시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