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철강.조선] 뼈깍는 自球... 신화 재창조 나섰다

「다시 휘몰아치고 있는 거센 파도를 넘어야 한다.」 철강업계가 밀려드는 억센 파도를 넘기 위해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80년대초 몰아닥친 석유파동에 이어 두번째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더욱 힘든 모습이다. IMF로 철강업계는 그동안 겉으로 드러나지 않던 문제들이 수면위로 불거져 해법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이른바 부실경영·과잉설비와 공급과잉 등등 …. 여기에 동남아의 경기불황도 철강업계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산업의 쌀」로 불리며 고도성장기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했던 철강산업이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극심한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산업의 부진으로 사면초가(四面礎歌)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올해 철강제품의 내수는 지난해보다 무려 33%나 줄어든 2,584만톤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 철강업체들은 「살아남기 작전」에 돌입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분위기다.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평균 20% 정도의 자율감산에도 들어갔다. 「비온 뒤에 땅이 더욱 굳어진다」는 각오다. 이같은 움직임은 수출강화 구조조정 고부가가치화 틈새시장공략 등으로 요약된다. ◇공급과잉을 풀어야 산다=냉연업계의 생산능력은 최근 잇따른 대규모증설에 따라 오는 2000년 1,500만톤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올해 생산능력인 840만톤의 두배에 달하는 것으로 내수 700만톤을 감안할 때 절반 이상을 수출해야 하는 실정이다. 철근의 공급과잉도 마찬가지다. 건설경기의 불황으로 내수는 1,100만톤의 생산능력 가운데 60%에도 못미치는 650톤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과잉문제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가 없는 실정이다. ◇수출을 살려야 한다=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철강재 수출은 대폭 늘고 있다. 올들어 지난 8월말 현재 철강재 수출은 1,240만톤(56억달러)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60%나 증가했다. 금액기준으로도 30%라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철구조물(-29.8%)을 제외하고 열연강판(15.4%)·냉연강판(44.6%)·철근(346.9%)·중후판(70.2%)·형강(49.6%) 등 대부분 제품의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났다. 이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의 가치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데다 업체들이 내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수출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업체들의 수출다변화 전략도 효과를 거뒀다. 실적이 미미했던 중동을 비롯해 중남미·유럽지역의 실적이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하반기들어 수출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원화환율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잃고 있다. 철강업체들이 변동비라도 뽑기 위해 한계원가로 수출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않다. 올들어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던 철근 및 형강의 수출이 3·4분기들어 33만톤에 그치면서 1·4분기와 2·4분기의 절반에도 못미쳤다는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 큰 문제는 미국·캐나다·유럽은 물론 중남미·타이완·중국·동남아시아 등 대부분의 국가들이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반덤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다행히도 최근 한국산 핫코일이 미국의 반덤핑 제소에서 벗어났지만 냉연·스테인레스·철근 등 나머지 제품에 대해 세계 각국의 반덤핑 제소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군살을 빼야 한다=포철은 오는 2001년까지 3년동안 1조원 규모의 저수익·무수익 자산을 처분해 유동성을 대폭 높이겠다는 3개년 중기경영 구조조정안을 확정했다. 포철은 내년부터 3년동안 부동산 등 불용자산과 재고를 처분하고 과잉설비를 조기에 합리화하는 방식으로 총 1조원의 자산을 매각키로 했다. 또 경영실적이 부진한 출자회사에 대해 과감한 구조조정 작업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포철은 이 기간중 고수익사업구조를 정착하기 위해 고품질 고부가가치화 고객지향 총력마케팅 경영관리의 글로벌 스탠더드화 등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에 앞서 포철은 광양에 건설중이던 연산 200만톤 규모의 제2미니밀사업을 중단했으며, 중국 대련 석도강판과 광동성 전기아연도금강판, 인도네시아 100만톤규모의 미니밀과 스테인리스냉연 합작사업도 보류했다. 또 포스틸·포스코개발·포스코경영연구소 등 계열사 구조조정도 단행했으며, 포철의 내부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동부제강은 강관사업·금속가구·철구조물 등 한계사업을 사내창업 방식으로 분사(分社)시키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 신설회사는 생산만 전담하고 동부제강은 판매를 맡는다. 동국제강은 현금유동성 확보에 경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른 기업에 비해 부채비율이 낮지만 더욱 견실한 재무구조를 유지, 현금위주의 경영을 통해 IMF를 헤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능력위주의 인사체제를 갖춰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 아래 전사원에 대한 연봉제 실시를 추진중이다. 연합철강도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표면처리강판을 특화사업으로 육성,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산만 고대지구에 짓고 있던 제2냉연공장 건설사업을 포기하고 부지를 매각키로 했다. 또 서울 도곡동 본사 사옥용지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산업은 그룹 사업구조를 철강과 레미콘 등 2대축으로 정리하기로 하고 현재 22개 계열사를 강원산업(철강)과 삼표상사(레미콘)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세아제강도 최근 업무효율의 극대화를 위해 기존 52개팀을 29개팀으로 통폐합하는 등 조직을 대폭 축소했고, 현대강관은 영업팀을 기존 3개에서 2개로 줄인데 이어 서울사무소의 관리부문도 1개 사무실로 통합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미래를 설계한다=포철은 오는 2005년까지 부가가치가 높은 132종의 고급강을 개발해 고부가가치 철강재 부문에서만 200만톤의 신규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포철은 이번 방안에서 99년까지 원유 수송관용 고장력 열연강판과 외부 자기장영향을 최소화하는 TV프레임용 냉연강판 등 63종의 신강종을 개발해 54만여톤의 수요를 창출키로 했다. 또 오는 2002년까지 고강도 스틸갠용 소재와 자동차외판용 아연도금강판 등 55종의 신강종을 개발해 75만톤 정도의 수요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 음료수 및 맥주 알루미늄 캔을 스틸 캔으로 바꾸고 100년 주택이라고 평가되는 스틸하우스를 보급해 신수요를 창출하는데도 집중하고 있다. 전기로업체들은 탄력적인 강도가 높고 용접이 쉬운 템프코아 철근과 중장비 부품에 쓰이는 이형형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 동부제강도 스틸캔의 원료로 사용되는 석도원판을 아산만공장에서 내년 상반기부터 생산할 계획이다.【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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