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말 완공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기지에서 대포동2호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3일 확인됐다.
미사일 발사 징후는 최근 북한이 잇따라 내놓은 대남 강경조치 이후 첫 군사적 도발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남북관계는 물론 북핵 협상에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이날 “정보당국이 최근 위성을 통해 평안북도의 한 군수공장에서 원통형 물체로 추정되는 부품을 실은 열차가 동창리로 향한 사실을 포착했다”며 “이 물체의 길이가 길어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 물체가 미사일이라면 대포동2호일 가능성이 크다”며 “발사대에 장착하는 기간 등을 감안하면 한두 달 안에 발사준비를 마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포동2호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4,300~6,000㎞로 미국 알래스카를 타깃으로 할 수 있고 이를 개량할 경우 사거리는 1만㎞에 달해 미국 본토도 사정권에 들게 된다. 평북 동창리 미사일기지는 7~8년 전부터 건설이 시작돼 지난해 말 완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지난 1월17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전면 군사대비태세’ 선언, 30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남북 정치ㆍ군사합의 사항 무효’ 성명에 이어 미사일 위협마저 보이는 것은 미국과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수위를 최고조로 끌어 올려 북핵 협상과 남북관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속셈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최근 북한의 대내외 여건을 보면 실제로 미사일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않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카드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대북정책 전환 압박과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에 대한 핵 협상 전략을 동시에 노린 포석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핵 문제 정책이 아직 뚜렷하지 않은 미국에 군사적 능력을 과시하며 미국을 조속히 핵협상 테이블에 앉히려는 뜻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 2006년 7월 동해상에서 대포동2호 미사일 발사시험을 했으며 이어 10월에 핵실험을 감행해 북한과 양자회동을 피해오던 미국을 핵 협상장으로 끌어냈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고 보고 있다.
대북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시험을 강행한다면 그 시기는 기념일을 중시하는 북한의 특성을 고려할 때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일(3월8일)이나 김일성 생일(4월15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개인 논평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북한의 “요구와 경고를 외면”하면서 “북남관계는 전쟁 접경에까지 이르러 이제 더는 수습할 방법도, 바로잡을 희망도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