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유가전망과 국제 에너지정세

■ 한국경제 분야별 진단 (1) 경제연구원장에게 듣는다

올해 두바이유 평균가격은 수급 측면에서만 본다면 지난해 평균가격인 배럴당 61.6달러보다는 다소 낮은 58달러 내외로 전망된다. 세계 석유수급은 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급증가가 하루 약 150만배럴로 예상되는 반면 세계 석유수요 증가는 지난 10년간의 평균 수준이라 할 수 있는 하루 120만배럴 정도 예상돼 수급여건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OPEC은 원유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하락을 억제하기 위해 이미 감산을 추진해왔고 오는 2월부터는 50만b/d를 추가적으로 감산하기로 결정해놓았기 때문에 이런 OPEC의 감산정책 성공 여부는 올해 국제 원유시황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OPEC 감산여부가 최대 변수 이와 함께 현재 잠복하고 있는 지정학적 불안요인들이 상황전개에 따라서는 원유시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중에서 이란 핵 문제는 언제든지 원유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지난해에도 석유시설 테러로 인해 생산차질이 심했던 나이지리아가 4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 이라크 정정도 여전히 불안한 상태이다. 또 지난해에는 기상이변이 없어 날씨변화에 따른 유가상승 영향은 크지 않았지만 만약 올해 카트리나 태풍 같은 기상이변이 발생한다면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만약 이러한 지정학적 요인과 사건ㆍ사고, 기상이변 등에 의한 공급차질이 발생한다면 두바이 유가는 배럴당 60달러를 크게 상회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도 국제적인 자원확보 경쟁은 더욱 첨예화될 전망이다. 특히 자원 폭식에 가까운 중국의 행보는 국제적인 외교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독재국가ㆍ불량국가를 불문하고 거액의 원조와 부채탕감을 통해 자원을 확보하는 행위나 자국 자원개발기업에 대한 무이자ㆍ저금리 융자 특혜 등에 대해 비난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일부에서는 ‘약탈(predatory) 행위’로도 규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원확보 경쟁에도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 일본과 인도까지 가세해 이제는 자원확보가 단순한 에너지 공급 차원이 아닌 국가간의 안보전략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동시베리아 자원에 대한 러시아의 중앙정부 통제가 강화되면서 동북아 에너지협력 여건이 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의 자원민족주의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에는 러시아의 가스공사인 가즈프롬이 사할린에서 석유와 가스를 생산 중인 쉘사를 비롯한 다국적 기업의 지분을 양도받아 경영권을 차지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러시아와 맺은 가스협정을 계기로 러시아에 대한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하겠다. 기후변화협약에서는 지난 2005년 선진국에 의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량을 할당하는 교토의정서가 발효한 후 주의제가 ‘2012년 이후 개도국의 의무부담’으로 전환됐고 지난해까지는 이에 대해 각국이 탐색전을 벌여왔으나 올해부터는 이에 대한 다자간 협상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에너지 전쟁 전략적 접근 필요 한국은 개도국 중 의무부담 우선 대상국이기 때문에 올 관련회의에서 한국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이 올해도 에너지 시장의 외부여건은 여러 가지 위협요인들이 잠복해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그동안 에너지효율 개선과 해외자원 개발 확대 등 강도 높은 에너지정책을 통해 고유가를 무난하게 극복해왔다. 특히 지난해 출범한 국가에너지위원회를 통해 국제 에너지정세에 대한 보다 다양한 대응 전략들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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