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장사는 결국 사람 장사입니다. 사람 키우는 일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왔는데 그동안의 노력이 이번 수상으로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합니다” 김지완(사진) 현대증권 사장은 이번 증권대상 수상이 “정말 기쁜 일”이라며 인터뷰 내내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회사 매각 얘기까지 나돌던 지난 2003년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자산관리 명가로서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쏟아부은 정성이 조금이나마 인정을 받았다는 생각 때문인 듯 보였다. 취임 이후 그가 펼친 경영의 핵심은 인재 양성이었다. 자산관리 명가 재건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도 인재 양성이었고 앞으로 있을 자본시장통합에 대비한 글로벌 금융투자회사로의 발돋움 역시 인재 양성을 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빠른 시일 내에 순이익 3,000억원을 실현해 이중 1%인 30억원을 매년 인재 양성을 위한 투자비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김사장은 “인재를 영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에서 발굴하는 작업은 더 중요하다”며 “멀리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빨리 회사를 성장시키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왕학 천리마편에 나오는 고사를 인용하며 인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천리마를 찾아 떠난 신하가 죽은 천리마 한 마리를 비싼 값에 사오자 황제는 대노한다. 하지만 말의 가치를 알아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천하의 천리마들이 모두 황제 앞으로 모였다는 내용이다. 인재 양성을 위한 김사장의 노력은 업계에도 잘 알려져 있다. 현대증권은 자사 직원이 미국ㆍ영국ㆍ일본 등의 상위권 대학의 MBA 과정에 합격할 경우 체류비 일체와 학비, 급여 등 모든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총 15명의 직원이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고 있다. 또 국제재무분석사(CFA), 국제금융위험관리사(FRM), 미공인회계사(AICPA) 등과 같은 국제공인자격시험에 합격할 경우에는 취득까지 소요된 비용을 회사에서 전액 부담해 준다. 이밖에 공모를 통해 미국 어학연수 및 미국 내 현지 학습을 할 수 있는 맞춤 교육 제도를 업계 최초로 실시하고 있으며 임직원 자녀들에게까지도 해외체험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올해 우수한 실적으로 유학 대상이 된 모 지점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연수를 고사한 적이 있었다. 김사장은 “회사를 떠나든가 유학을 떠나든가 선택하라”며 호되게 질책(?)하며 보다 큰 물에서 경험을 쌓을 것을 권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 때문인지 최근 한 대학관련 단체가 주관한 대학생들의 직장 선호도 조사에서 현대증권은 가장 가고 싶어하는 증권사로 뽑히기도 했다. “앞으로 몇 년만 지나면 해외 경험을 갖춘 인재들이 돌아옵니다. 그들이 주축이 돼 현대증권은 글로벌 금융투자회사로 거듭날 것입니다” 김사장은 “자본시장통합 이후의 시장 경쟁에서도 현대증권은 업계 리더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지킬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특히 “국내 대형 증권사가 대부분 은행이나 보험 계열인데 비해 현대증권은 독립 증권사인 만큼 자기자본 확충이나 영업력 확대 등의 면에서 훨씬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투자회사로의 비상(飛翔)을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