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추가 회계부정 없었다"

■ CEO서약서 제출마감기업 신뢰위기 한고비 넘겨… 뉴욕주가 폭등 새롭게 발견된 대규모 회계부정은 없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14일까지 지난해 매출액 12억달러 이상의 12월 결산법인 700여개 가운데 10개 미만의 회사가 착오에 의한 회계수정을 했을 뿐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최고경영자(CEO)와 재무담당책임자(CFO)의 서명을 받아 기존의 재무보고서를 SEC에 제출했다. 엔론ㆍ월드컴 등 그동안 분식회계 사건에 휘말렸던 회사들은 재무제표 제출을 연기했지만 이들 회사의 문제는 이미 노출되고 시장에 반영돼 있는 사안이다. 이날 서약서 제출 마감시간(5시30분)이 가까워지도록 그동안 우려됐던 새로운 대형 분식회계 사건이 터지지 않자 뉴욕증시는 폭등장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지수는 260포인트(3.1%) 상승하고 회계조작 사건이 집중했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1% 폭등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폭등을 계기로 지난해 말 엔론 파산으로부터 시작, 뉴욕증시 폭락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던 '신뢰의 위기'는 일단 큰 획을 그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뉴욕증시는 ▲ 또 다른 경기침체 가능성(더블딥) ▲ 항공사 연쇄파산 등 새로운 이슈로 인해 여전히 불안한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SEC는 이날 마감시간까지 최종접수 결과를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들은 695개 대상기업 가운데 대다수가 서약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마감일까지 CEO 및 CFO의 서약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은 ▲ 엔론 ▲ 월드컴 ▲ 다이너지 ▲ 아델피아 ▲ CMS에너지 ▲ 퀘스트 등 분식회계 사건에 휘말렸던 회사들이다. 이들 회사는 아서앤더슨에서 받았던 회계감사를 바꾸거나 SEC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회계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아 서약서를 제출하지 못했으며 따라서 마감을 5일간 연장할 수 있다. 회계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한 회사는 12개로 대부분이 과실 또는 해태에 의한 평범한 오류였다고 해명했다. 반년 이상 기업스캔들에 시달려온 뉴욕 금융시장은 최근 들어 기업 및 금융인들의 솔직한 고백에 귀를 기울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JP모건과 시티그룹이 위태롭다는 루머가 돌았을 때 JP모건의 경영진이 투자자들을 모아놓고 "절대로 그런 일이 없다'고 한 말이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 따라서 SEC가 회계부정 사건에 대처,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고해성사의 방식이 일단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사과가 몇개 썩었을 뿐 과수원은 오염되지 않았다"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주장이 뒷받침될 것인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문제다. SEC는 CEO의 서약서 제출방침을 발표하면서 제재규정을 두지 않고 자율에 맡겼기 때문에 사기행위를 한 기업인도 서약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법규적 맹점이 있다. 또 240여개의 상장사가 오는 11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서약서를 제출하도록 일정이 짜여져 있기 때문에 그동안 어떤 기업이 분식회계 사실을 고백할지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1차 마감에서 중대한 위법사실이 드러나지 않았고 회계조작을 할 경우 최고 20년의 징역을 살도록 형법을 강화했기 때문에 더 이상 큰 회계범죄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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