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막대한 보유외환 장착 日 금융시장 영향력 확대 노려

中 이어 印 과도 통화협정<br>IMF엔 투자 의사 내비쳐<br>자국기업 M&A 지원도


오랜 경기침체로 경제적 위상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일본이 엔고 때문에 사상최고 수준으로 불어난 보유외환을 활용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때 미국을 바짝 추격했던 일본 경제의 기세가 꺾인 대신 최근 일본은 사상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보유외환을 활용해 중국ㆍ인도ㆍ한국 등 주변국과 통화협정을 체결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고 28일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를 방문한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이날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어 100억달러에 달하는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양국 간에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될 경우 인도는 향후 금융위기 발생시 일본에서 달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되고 일본은 자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인도시장의 혼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된다. 노다 총리는 이에 앞서 지난 25일 중국방문 당시 중일 간 교역에서 엔화와 위안화 사용을 확대하기로 하고 중국 국채 매입을 약속하는 등 중국과의 통화ㆍ금융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10월에는 우리나라와의 통화스와프 계약도 기존 300억달러에서 7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정부는 또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존재감을 키워갈 것으로 전망된다. IMF가 유럽 재정위기 해결에 도움을 주려 가용자금 확충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유럽 정상들의 재정 문제 해결계획과 의지에 따라 재원확대를 위해 투자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일본의 행보가 이처럼 분주해진 것은 엔고로 풍부해진 보유외환 때문으로 분석된다. 11월 현재 일본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의 1조400억달러에서 크게 늘어난 1조2,200억달러로 집계돼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JP모건 도쿄지점의 마사키 간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이 전세계 경제의 다양한 영역에서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보유외환은 일본의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경제는 한때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10%의 비중을 차지하며 경제규모 1위인 미국을 위협했지만 1991년 거품이 꺼진 후 위상이 급속도로 추락해 지난해에는 세계 2위 경제국 자리를 중국에 내주고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GDP 비중도 5.8%까지 떨어졌다. 한편 일본 정부는 보유외환을 일본 기업들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지원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 M&A를 돕기 위해 올해 1,280억달러에 달하는 기금을 확충했으며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올해 일본 기업들의 해외 기업 M&A 규모는 미국ㆍ영국에 이어 세게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순위는 10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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