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저축은행에 2조5000억원이나… 외환위기 후 공적자금 최대 수혜

[부실 기업 65곳 구조조정] <br>정부 고강도 구조조정 병행할 듯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로 투입된 공적자금의 수혜자는 저축은행이었다. 정부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추가 부실이 우려되는 만큼 '신속하고 선제적인 대응'(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으나, 이미 이 문제 때문에 두 번이나 당국의 자금지원을 받는 저축은행 업계로 쏠리는 여론은 싸늘하다. 이같은 부정적 여론 때문에 이번에는 금융당국 주도로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예고되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 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투입키로 한 공적자금은 지난해 5월 신설된 '구조조정기금'. 정부 보증으로 캠코가 채권을 발행해 재원을 조성하고 부실채권을 인수하는 기금이다. 외환위기와 대우그룹 해체 등의 과정에서 대규모로 투입됐던 공적자금은 2003년부터 '회수 모드'로 접어들었으나,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조선과 해운, 건설업종이 위기에 직면하면서 올 4월까지 이 부문에 약 8,600억원이 지원됐다. 이에 따라, 이번에 저축은행에 지원되는 2조5,000억원은 규모로만 따지면 외환위기 후 최대 규모인 셈이다. 공적자금은 아니지만 2008년 이후 캠코가 자체 자금으로 두 차례에 걸쳐 1조7,000억원 가량을 지원한 것을 포함하면 저축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지원은 이번이 세 번째이다. 정부는 시장안정을 위해서는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부실 저축은행을 단번에 퇴출시킬 경우 발생할 시장 충격과 그에 따른 비용이 공적자금 투입보다 훨씬 크다는 논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캠코가 사들인 PF채권 처분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저축은행이 이를 보전토록 하는 '사후정산' 방식을 채택했다"며 "엄밀하게 따지면 공적자금을 몇 년간 빌려준 구조이므로 손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앞으로 공적자금 수혈의 대가를 톡톡히 치를 전망이다. 당장의 유동성 부족으로 부실 PF채권을 팔아야 한다면, 사전에 금융당국과 경영개선협약(MOU)을 맺어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실 PF 채권을 매각하는 저축은행과 7월말까지 MOU를 맺고, 이 저축은행이 1년 안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8% 이상을 달성하지 못하면 보유자산 처분, PF 채권 매각계약 해지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또 대주주 증자와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 확충은 물론이고 우량자산ㆍ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부실 낙인을 떼지 못한 저축은행은 당연히 주주 배당이나 지점 설치 등에서도 제한을 받게 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