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에도 외부광고(문짝광고)를 허용해 주어야 합니다. 이미 선진국에는 보편화돼 있는 만큼 규제개혁 차원에서 이를 완화해 여기서 벌어들인 광고수입금을 개인택시 육성을 위한 기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개인택시들이 승객수가 크게 줄면서 생활고를 겪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택시 문짝광고를 복지기금 재원 마련차원에서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이같은 의견을 제시한 주인공은 13대 서울시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임기 3년) 선거에 출마한 채경철(59)씨.
蔡씨는 『20년간 개인택시를 운전한후 은퇴하면 면허와 함께 처분한 차에서 4,000만원, 조합원이 갹출해 주는 2,000여만원 밖에 받지 못한다』고 말한다. 외부 문짝광고를 허용해주면 여기서 얻은 수익금(연250~300억원 추정)을 조합원 복지기금으로 조성해 노후대책을 위한 연금 등에 쓰겠다는 복안이다.
蔡후보는『현재 영업용 택시는 등(燈)광고만 허용되어 있을 뿐 「옥외광고물 등에 관한 관리법」에 따라 문짝광고는 못하게 되어 있다』며 『이의 허용을 규제개혁위원회 등 관계기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기호 6번을 단 蔡씨가 택시를 업(業)으로 삼은 지는 올해로 20년째. 배구선수 출신으로 육군대표와 감독까지 지낸 그가 덕신택시에서 택시기사 생활을 시작한 때는 79년으로 누구보다 택시업계의 고충을 잘 안다.
그는 11, 12대 대의원에 연이어 선출되면서 조합안에서 이른바 「개혁파」로 통한다. 蔡씨가 95년 이사장 선거를 조합원 2만5,000명의 서명을 받아 직접선거로 바꾸고 개인면허의 사진표 교체와 관련한 뇌물비리를 폭로, 관련자들을 법정에 세웠던 일은 택시기사 사이에선 유명한 일화다.
蔡씨는 택시운행 200시간 이하 단축, 공휴일 할증·소화물할증 등 다양한 할증제도, 개인택시 정보교환시스템 등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보다 더 친절하고 안락한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사랑받은 택시가 되는데 필요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