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선맥주 영등포시대 막내려/1933년 건립 국내 첫 공장

◎강원공장 가동따라 폐쇄국내 맥주산업의 효시이자 상징인 조선맥주 서울 영등포공장이 이달말 폐쇄된다. 지난해말 서울시에 공원용지로 매각된 OB맥주 영등포공장과 더불어 시작된 국내 맥주산업의 영등포시대가 64년만에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조선맥주는 최근 강원도 홍천에 건설한 강원공장의 본격 가동에 따라 지난 1933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맥주산업 터전인 영등포공장(영등포구 영등포동 640)을 이달말 폐쇄키로 결정했다. 조선맥주는 따라서 본사사무실을 서울 강남지역으로 이전하고 대신 4만8천여평에 달하는 이 곳에 아파트단지와 쇼핑센터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영등포공장은 가동초기 생산규모가 연간 4천2백40㎘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16만㎘로 약 40배나 늘어나 국내 맥주시장의 성장과정과 궤를 같이 해왔다. 1933년 일본 기린맥주가 설립한 소화기린맥주(현 OB맥주)에 몇개월 앞서 역시 일본인에 의해 국내 최초의 맥주회사인 대일본맥주사로 출발한 조선맥주는 1933년 12월 현부지인 당시 경기도 시흥군 영등포읍 10만여평에 공장을 준공하고 「삿뽀로」 상표로 제품을 처음 선보였다. 이 회사는 해방이후 상호와 상표를 현재의 조선맥주와 「크라운맥주」로 변경했다. 조선맥주는 이후 우여곡절끝에 지난 66년 현재의 박씨 일가로 경영권이 넘어와 69년부터 현 회장인 박경복씨가 경영을 맡으며 영등포공장을 지렛대 삼아 한국 맥주산업의 역사를 일궈왔다. 지난 93년 하이트맥주를 선보이면서 급성장 가도를 달려온 조선맥주는 지난해 30여년만에 OB맥주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는 감격을 맛보았다. 이 회사는 연산 30만㎘의 강원공장(추후 20만㎘증설 계획)가동으로 마산(30만㎘), 전주(30만㎘)공장과 함께 현재 총 90만㎘(9천만상자)의 생산규모를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현지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등 세계무대를 향한 발걸음도 더욱 힘차게 뻗고 있다. 조선맥주는 그동안 쌓아온 역량과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조만간 그룹으로의 변신을 시도할 계획이다. 한편 조선맥주는 하이트맥주와 생맥주를 생산해온 이 공장 설비를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로 수출한다.<남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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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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