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LG그룹 채권 웃고 주식 울고

전자 등 회사채 수요예측 경쟁률 2대1 넘어 인기<br>계열사 주가는 침체일로


LG그룹 계열사의 주식과 채권에 대한 시장 반응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인기상품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수익률 하락에 고개를 숙였다.

2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LG그룹이 올해 발행한 회사채는 수요예측에서 대다수 2대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LG전자가 2,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지난달 실시한 수요예측에는 4,000억원의 자금이 몰려 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이보다 앞선 지난 7월에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7,400억원의 자금이 몰려 발행 물량을 2배로 늘린 바 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지난 1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3년물은 2.4대1, 5년물은 2.0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6일 수요예측을 실시해 3년물은 4.1대1, 5년물은 2.9대1의 높은 경쟁률을 성적표로 받았다. LG패션(2.2대1)도 지난 8월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실감했다.

주식시장에서 LG그룹의 성적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 들어 6.21% 하락하는 등 올해 24.64% 하락했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들어 0.46%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수익률이 눈에 띄게 부진한 것이다. LG전자(-9.38%), LG생활건강(-19.18%), LG상사(-39.71%) 등 다른 LG그룹주들도 올해 들어 수익률 하락세가 뚜렷하다.


LG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LG그룹주 펀드 역시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이 -4.97%로 부진하다. 현대차그룹주펀드(2.45%)는 물론 삼성그룹주펀드(-2.99%)보다 성과가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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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채권과 주식시장에서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린 것은 재무 건전성은 양호하지만 앞으로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낮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의 기업금융부 임원은 "LG전자 등 LG그룹은 시장 친화적인 금리를 제시해 기관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크지 않아 시장에서도 잘 팔리는 채권"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애널리스트들은 LG그룹의 주력인 LG전자ㆍLG디스플레이 등의 성장세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조성은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브랜드 재건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크게 늘리고 있어 단기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라며 "모멘텀이 부족해 주가도 6만5,000~7만원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LG디스플레이는 최근 1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해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실적에 대한 위험 요인이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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