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워싱턴DC서 무차별 총격전 미 전역 패닉

경계 강화된 군시설서 발생해 충격… 용의자 사망ㆍ단독범행 잠정 결론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해군복합단지(네이비야드)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은 사망한 용의자 애런 알렉시스(34)의 단독범행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캐시 레이니어 워싱턴DC 메트로폴리탄경찰국장은 17일 브리핑에서 “16일 총기난사 사건에 따른 인명손실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단 한명”이라고 밝혔다. 빈센트 그레이 워싱턴DC 시장도 “완전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총을 쏜 사람이 또 있다는 증거나 정황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사망한 용의자 외에 또 다른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경찰당국에 따르면 이번 총격사건으로 용의자를 포함한 13명이 사망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가 집계한 부상자 수는 총 14명에 달해 추가 사망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도 워싱턴DC의 군 시설에서 대형 인명살상 사건이 발생하자 미 전역은 ‘패닉’에 빠졌다. 특히 보스턴 테러사건이 일어난 지 5개월도 안 되는 시점에서 의회 의사당에서 불과 1.1㎞, 백악관에서 5.6㎞ 떨어진 도심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자 워싱턴 주민들은 ‘테러 공포’에 다시 한번 떨어야 했다. WP는 “9·11테러 12주년 행사로 주요 도시의 경계가 대폭 강화된 가운데 워싱턴 핵심부의 군 시설에서 총격사고가 일어났다”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보안관리 능력을 꼬집었다. 용의자는 범행 당시 AR-15형 반자동 소총과 산탄총ㆍ권총 등 총기 3정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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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용의자 알렉시스는 텍사스주 포트워스 출신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해군 상근예비역을 거쳐 휴렛팩커드(HP) 자회사의 국방 관련 하청업체 직원으로 일해왔다. AP통신은 “용의자가 자신의 출입카드로 해군단지에 출입해 총기사고를 일으켰다”며 “사망원인은 자살이 아니라 경찰 등과의 교전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워싱턴 경찰과 공조해 사건의 경위와 범행동기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용의자가 이미 숨진 상태여서 범행 이유 등을 파악하는 데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WP에 따르면 그는 9ㆍ11테러 당시 사고현장을 목격한 후 정서적 혼란 속에 총기사고를 일으키는 등 분노조절 장애를 앓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은 78명이 사망한 1982년의 ‘에어플로리다’ 비행기 추락사건 이후 31년 만에 워싱턴DC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사망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군 기지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으로는 13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부상했던 2009년 텍사스 포트후드기지 총격사건 이후 최대 규모다.

한편 총격사건 발생 몇시간 뒤 백악관 북쪽 입구 밖에서 폭죽이 터지는 사고가 일어나 백악관이 긴급 봉쇄됐다. 에드윈 도노번 백악관 경호실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폭죽을 터뜨렸다”고 설명하며 보안상의 이유로 백악관을 봉쇄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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