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3重苦 포드 설 자리 잃어간다

트렌드 변화에 뒤처지고 적극적 마케팅 전략 부재<br>중고차 시세도 크게 낮아 수입차시장서 '부진의 늪'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미국차의 '부활'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포드가 독일과 일본차의 틈바구니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포드의 하락세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근 수입차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데다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의 부재가 판매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중형세단의 강자 도요타 '캠리'를 겨냥해 내놓은 신차 '퓨전'이 약 2개월간 단 39대 판매에 그치며 호된 신고식을 치른 포드코리아의 하락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드코리아는 대표 선수 격인 '토러스'도 상반기 동안 843대밖에 팔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판매량(1,205대)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포드코리아의 올 상반기 전체 판매량 역시 1,92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다. 이처럼 포드가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배경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으로 지적하고 있다. 과거 소비자들은 가격에 비해 덩치가 크고 힘이 좋다는 이유로 미국차를 선택했지만 최근에는 디자인과 주행성능은 물론 승차감과 연비까지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자동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 결국 일본차에 비해 정숙성이나 승차감은 뒤처지고 독일차의 주행성능과 연비를 따라가지 못하는 미국차는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게다가 포드코리아는 신차 '퓨전' 가격을 3,570만원으로 경쟁모델인 도요타 '캠리'(3,490만원), 혼다 '어코드(3,490만원)'나 닛산 '알티마(3,460만원)'보다 비싸게 책정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굳이 100만원 안팎을 더 지불해가면서까지 연비나 엔진성능이 크게 앞서지 않는 퓨전을 구매할 만한 이유가 없다는 평가다. 더욱이 최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비준마저 불투명해지면서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마저 놓치고 있다. 포드의 중고차 가격이 다른 수입차 브랜드에 비해 낮게 책정된다는 점도 신차 구매를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다. 중고차 전문사이트 SK엔카에서 거래되는 포드의 '토러스 2008년식 리미티드 모델'의 가격은 1,610만원으로 신차가격(3,890만원) 대비 60%에 가까운 감가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같은 시기에 출고된 '아우디'나 'BMW' 주력모델들의 감가율은 40%대에 불과하다. 적극적인 영업 및 마케팅 전략의 부재도 판매부진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독일업체들이 한국 수입차 시장의 호황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신차출시와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선 반면 포드는 신차 출시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만한 영업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같은 미국차 브랜드인 크라이슬러가 최근 신차공세와 더불어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판매증대에 매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로 포드가 국내에서 주춤하는 사이 크라이슬러의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7.1% 늘어나며 지난해 1,500대 가까이 벌어졌던 포드와의 판매량 격차를 350여대까지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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