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상식을 넘어서

제4보(64~82)


백66에서 71(이은 수)까지는 외길 수순. 이창호는 겨우 숨통을 열었다. 72로 젖혀나오게 되자 목숨을 염려할 필요는 없는 형태인데…. "아직 안심할 형편은 못 돼요. 고개를 내밀었을 뿐이지 안형이 갖추어진 것은 아니니까요." 사이버오로 해설실의 윤성현이 하는 말이다. 흑73으로 들여다본 수는 얼핏 보기에 악수처럼 보인다. 그냥 75의 자리에 젖히는 것이 상식적인 행마일 것이다. 그러나 구리는 여전히 18급 하수처럼 고집스럽게 73으로 들여다보았다. 백74의 응수를 확인한 후에 비로소 75에 젖혔다. 이창호는 지금까지의 서러운 굴욕을 되갚아줄 찬스를 얻었다고 보고 76으로 단호하게 끊었다. 흑77의 단수 한 방은 기분좋지만 어차피 구리의 포위망에는 구멍이 뚫릴 전망이다. 백82로 몰자 흑의 파국인 듯하다. 빵때림을 주기 싫다고 가에 이으면 백나로 흑 8점이 잡힐 것이다. 그렇다면 흑의 파국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흑75로는 참고도1의 1로 그냥 뛰고 백4까지 진행되는 것이 정상적인 행마가 아니었을까. "그게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행마인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실전의 진행이 구리의 스타일입니다."(윤성현) "스타일 좋아하네. 흑이 망했잖아."(필자) "그렇지가 않아요."(윤성현) 구리는 빵때림을 주고 참고도2의 흑3,5로 우변을 압박한다는 해설이었다. 그것으로 흑이 좋다는 설명이었다.(7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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