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1.19 금융시장 안정대책/현지금융법인이 본 해외반응

◎뉴욕/“주식투자 유인 부족/후속대책 마련 시급”/런던/“외화위기 해결 미흡/원화 추가하락 예상”/동경/“현위기 탈출 미지수/성공 여부 지켜보자”/홍콩/“구조조정 방안 부실/한국정부 정책 실기”정부가 19일 발표한 금융시장안정대책에 대한 외국인투자가들의 반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환율변동폭을 확대하고 ▲예금보험기금을 확대하며 ▲금융기관간의 통폐합을 촉진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이번 안정대책이 과연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외국인들의 주식투매심리를 진정시킬 수 있을지가 최근 주식시장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동경, 홍콩에 진출해있는 국내증권사 현지법인장과 지점장들을 통해 외국인투자가들의 반응과 현지 분위기를 살펴봤다. ▲김만기 쌍용투자증권 뉴욕현지법인장=한국정부가 발표한 금융시장안정대책에 대한 현지인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네거티브」(부정적)다. 부실채권을 정리해주고 금융권예금에 대해 정부가 보장해준다 해도 한국주식에 대한 투자포지션을 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최대 관심사였던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신청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외국인 매도주문이 급증하지는 않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의 변화를 체크해가며 대응하겠다는 관망세가 지배적이다. 정부의 후속대책이 추가로 나올 것이며 IMF 구제금융 신청도 계속 논의될 사안이기 때문이다. IMF구제금융사안이 나온다면 한국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릴 수 있다는 분위기가 우세한 편이다. ▲림재헌 LG증권 런던현지법인과장=런던의 금융분석가들은 한국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외채위기를 해결하는데 부족하고 그로인해 원화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MF의 지원없이 한국정부가 단기 외채위기를 극복할 수 없는 상황에서 IMF 지원요청을 거부한 것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정부의 국채발행을 통한 달러조달 계획도 발행절차상 최소한 2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 단기적인 외화조달난 해결에는 그 효과가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이에 따라 원화베이스로 한국물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이 추가적인 원화 평가절하에 불안감을 갖고 있다. 다만 금융전문가들은 한국의 외환위기가 단기적으로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장기적인 환율안정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종태 대우증권 동경지점장=일본의 기관투자가들은 한국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금융시장안정대책의 배경과 그 내용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한국의 금융위기가 진정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은 많지않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여기에는 이번 조치에 대한 한국과 일본언론들의 부정적인 평가도 많이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 이번 조치의 효과에 대해 한국언론들이 전반적으로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고 그 영향으로 일본 언론들 역시 위기탈출에 충분치 못하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대부분이다. 결국 일본투자가들은 이번 조치로 한국의 환율시장, 주식시장이 안정될 지 좀더 지켜보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일본자체의 금융시장이나 경제사정도 복잡해 일본 투자가들이 한국시장에 큰 관심을 쏟을 여유가 없는게 사실이다. ▲최성호 쌍용증권 홍콩 현지법인장=홍콩 투자가들은 한국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대해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환율 변동폭을 10%로 확대한 것외에 가시적인 조치가 없고 금융기관 구조조정 방안도 장기적인 차원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곳 투자가들은 한국 정부가 정책결정에서 시기 선택을 잘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어 여전히 한국정부를 불신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IMF 구제금융없이 금융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정부의 입장에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역외선물환시장(NDF)에서 원화환율이 1천3백원까지 상승했기 때문에 환율변동폭을 10%로 대폭 확대하더라도 최소한 1천3백원까지는 환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화 환율이 안정세를 되찾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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