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국내 경제 디플레인가, 스태그플레이션인가

체감물가 상승률 지수물가의 4배 달해<br>전체 가구 79% "물가 탓에 생계 부담"

우리 경제가 지표상으로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떨어지고 물가상승률도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특성을 보이는 반면 국민이 실제로 느끼는 경기는 성장부진과 함께 물가도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물가상승률이 1~2%대로 낮은 수준이지만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 불안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실제로 체감물가가 지수물가의 4배에 달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7일 '지수경기는 디플레이션, 체감경기는 스태그플레이션'보고서에서 "지수물가 상승률은 8월 1.2%(전년 동기 대비)였지만 체감물가 상승률은 4배가 넘는 5.0%에 달해 괴리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3.1%가 최근 물가가 불안하다고 답했다. 물가가 안정됐다는 답은 6.5%에 불과했다. 불안심리는 소득 수준을 가리지 않았다. 가구 소득이 월 6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에서도 물가가 불안하다는 답이 87.6%에 달했다.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90.6%)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지출이 소득보다 많은 적자가구에서는 체감물가 상승률(5.4%)이 더 크게 나타났다. 특히 적자가구 중 소득이 200만원 미만이 느낀 물가상승률은 5.9%, 고령층(50대 이상)의 체감물가 상승률은 6.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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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가구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체감 고물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물가 때문에 생계에 부담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전체가구의 79.0%가 그렇다고 답했고 적자가구에서는 88.7%에 달했다. 물가 때문에 소비가 위축된다는 응답 역시 적자가구(82.1%)가 전체 평균(71.6%)보다 많았다.

이준협 위원은 "지수물가와 체감물가의 괴리가 지수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로 이어지며 정부의 경기활성화 대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당국이 물가가 낮다는 '눈먼 지표'만 갖고 통화ㆍ내수촉진 정책을 펼치다가는 서민의 경제적 고통만 가중시키고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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