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현대엘리베이터 파생상품 손실 우려

현대상선 주가 급락 영향

한진해운의 자금난 여파가 대한항공을 넘어 현대엘리베이터에까지 확대될 조짐이다. 해운업계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현대상선의 주가가 급락해 현대엘리베이터에 대규모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우려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주가는 지난 한 주 동안 14.3% 하락한 1만3,800원을 기록했다. 특히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긴급지원이 알려진 지난달 31일 하루 동안 주가는 7.72% 급락했다. 지난 8월 2만8,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어느새 1만3,800원으로 반토막이 됐다.

현대상선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가 대규모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그룹의 핵심역할을 하는 현대엘리베이터는 넥스젠캐피탈ㆍ케이프포춘ㆍNH농협증권ㆍ교보증권 등 금융사와 파생상품 계약이 체결돼 있다. 이들 금융사가 현대엘리베이터를 대신해 현대상선의 지분을 보유하며 우호세력이 돼주는 조건으로 연 6.15~7.15%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계약이다. 현대상선의 주가가 하락해 자본손실이 발생하면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존해주는 방식이다.


최근 현대상선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의 파생상품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2ㆍ4분기에 약 208억원의 파생상품 손실을 냈다. 이는 자기자본(3,965억원)의 5.3%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현대상선의 주가는 1만4,400원이었다. 현재 주가가 1만3,000원대까지 하락한 만큼 파생상품 관련 손실은 이 보다 더 커졌다. 교보증권ㆍ메리츠종금증권 등과 맺은 파생상품 계약 만료일은 내년 1월7일로 아직 2개월여가 남았지만 해운업계에 대한 우려가 계속 부각되고 있어 현대상선의 주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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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현대상선은 유상증자 이슈도 부각되고 있어 투자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상선은 4일께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참여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대중공업ㆍ현대건설ㆍKCC 등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는 참여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유상증자와 관련 실권주가 많이 발생하면 현대상선의 주가는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다.

최원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상선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약 1,090억원의 순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주가와 비교하면 밸류에이션 매력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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