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동성 공급… '위기감' 다소 안정 전문가들 "1,700 아래선 매수전략 펴볼만" 내주 금융주 실적발표 부담 12일 국내증시 '미풍' 그쳐 박현욱 기자 hwpark@sed.co.kr 미국의 전격적인 2,000억달러 유동성공급 발표가 국내 시장에는 미풍(微風)에 그쳤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장 중 1,687선까지 올랐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조치가 단기처방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개인 매물이 쏟아지면서 17.35포인트 오른 1,658.83포인트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감과 다음주 금융주들의 실적발표가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이번 FRB의 대규모 유동성공급이 증폭되는 위기감을 다소 안정시키는 역할은 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간 조정이 지속되는 가운데에서도 1,700선 아래에서의 매수전략은 유효할 것이란 전망이다. ◇1,700선 아래선 기관매수세 강화=이날 기관들은 3,300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3일 연속 매수우위를 이어갔다. 기관은 지난주 3주 만에 순매수(1,253억원)로 전환했다. 이는 지수가 1,600선으로 다시 밀려난 시기와 일치해 1,700선 아래서 저가 매수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반증한다. 이 같은 기관 매수세는 1,600선에 대한 지지력 강화와 기술적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재 지수에서 5% 정도의 기술적 반등만으로도 수급선인 60일이동평균선(1,742선 부근)까지 도달할 수 있다”며 “밸류에이션과 기술적 지표를 감안하면 하락 리스크보다는 상승잠재력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바닥 수준이다. 동양종금증권은 37개국 국가별 대표지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분석한 결과 코스피는 1.4배로 일본(1.2배) 다음으로 낮았으며 전체 평균 2.2배의 65% 수준에 불과했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1,600선은 매력적인 투자구간으로 볼 수 있다”며 “추가 조정보다는 반등에 초첨을 맞추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 유동성공급 단기 반등 계기=미국의 유동성공급은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에 대한 장기적 해결방안은 될 수 없지만 모기지시장의 불신감을 줄이고 위기감 확산을 억제해 증시에는 단기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된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미국 FRB의 금융경색 해소에 대한 강력한 의지 표명”이라며 “오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큰 폭으로 금리인하가 된다면 단기적으로 신용경색 우려감이 급격히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FRB 대책의 장기적 효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투자심리를 안정시켜 반등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향후 코스피지수가 저점을 계속 높여갈 것”이라며 “2ㆍ4분기 초ㆍ중반까지 박스권의 기간조정을 이어가다가 2ㆍ4분기 중반부터 의미 있는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증시가 안정될 경우 2ㆍ4분기 이후 유동성랠리를 강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1,700선 아래서 낙폭과대주와 IT 대형주에 대한 매수를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