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도안 전면 교체냐, 일부 변경이냐’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위조방지를 위한 화폐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화폐도안 변경 폭과 시행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부분적인 도안 변경으로는 위조지폐 방지에 한계가 있어 모든 종류의 화폐도안을 교체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부분적인 변경으로는 급증하는 위조지폐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화폐 도안을 전면적으로 변경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올 1분기에 발견된 위조지폐는 3,153장으로 전년동기 대비 323.8% 증가했다. 그 중 5,000원권은 무려 17배나 늘었다.
화폐도안 변경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인물도안의 변경여부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 사례에서 보듯이 지폐 속에 건물을 삽입하면 위조가 오히려 쉬울 수 있다”며 “도안변경의 효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지폐 속 등장인물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새 지폐 인물 후보로는 세종대왕, 이순신 장관 등 기존 인물 외에 광개토대왕, 김구 선생 등과 과학자로 장영실, 여성으로 신사임당과 유관순 등이 거론돼 왔다.
이에 대해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새 화폐를 도입하면서 인물을 선정하려면 너무 복잡하고 자칫하면 (누구를 세우느냐를 놓고)국론분열 가능성까지 있다”고 밝혀 추진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재경부측은 최근 위조 지폐가 많이 발견되고 있는 5,000원권에 대해 음선 보강 등 위조 방지 장치를 보완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지폐 크기를 어떻게 바꾸느냐도 논란거리다. 한은은 지금보다 10%정도만 사이즈를 줄여도 외국 지폐처럼 지갑에 넣고 다니기 한결 편해질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지폐 크기를 줄일 경우 현금지급기계를 모두 교체해야 하는 경제적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이밖에 위ㆍ변조 방지를 위해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과 무늬가 달라지는 홀로그램 장치와 지폐에 미세한 구멍을 내 특정 무늬나 액면금액을 세기는 방안 등 기술적인 문제도 풀어야 될 과제다.
기술적인 문제의 경우 한은과 재경부간 이미 공감대가 서 있는 상태여서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화폐 도안 변경을 위해서는 한은이 의견을 내고 정부가 승인하면 최종적으로 금통위가 결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새 지폐를 만드는 데 통상 1년~2년 정도 걸려 올해부터 도안 변경에 착수하더라도 2007년께나 유통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