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소기업이 개발한 초박형 무선호출기 제조기술이 자금부족으로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한국신기술사업(대표 최두찬·崔斗燦)은 4년간의 연구끝에 지난해 11월 두께 0.69㎝, 부피 12.8㎠로 지갑안에도 넣을 수 있는 초박형 무선호출기 제조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기술은 기존 삐삐에 적용하고 있는 이중회로를 하나로 줄이는 플랫(FLAT)방식을 채택하고 부품의 수를 줄여 소형칩안에 삽입함으로써 지금까지 국내에 선보인 무선호출기중 가장 얇고 가장 작은 제품을 만들수 있는 것이다.
崔사장은 이기술이 개발되자 곧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었고 이에 필요한 자금 20억원도 한국개발리스로부터 지원받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 돌입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자금을 약속했던 한국개발리스는 지원포기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崔사장은 각고의 노력끝에 개발한 신기술을 그대로 사장시키기 아까워 다시 금융기관등 자금줄을 찾아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이조차 여의치 않았다. 이유는 한가지. 4년간 개발에만 몰두해 매출실적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은행이나 정부기관을 찾아가면 『매출실적이 있느냐. 기술만으로는 지원을 해줄 수 없다』며 한마디로 거절하기 일쑤였다.
국내에서 자금조달과 시장개척이 어렵다면 해외시장을 통해 해결해 보겠다는 생각에 최근 중국과 합자회사 설립도 추진했다. 기술개발만 한국측서 담당하고 생산과 판매는 현지업체가 책임진다는 조건으로 거의 합의단계에 이르렀다. 현지판매에 대한 리스크도 없고 지분도 20%이상을 신기술에서 갖기 때문에 호조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이 또한 벽에 부딪쳤다. 지금까지 연구개발비에 모든 돈을 쏟아부어 현재 회사를 운영할 자금 3억~5억원이 부족하기 때문. 결국 崔사장은 해외사장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기술을 갖고도 시제품만 만든채 양산의 꿈을 접을 수 밖에 없는 위기에 처한 것이다.
崔사장은 『미국·일본의 카드타입 제품보다 40%정도 크기가 작고 원가도 절반이상 싸게 만들수 있다』며 『해외시장에 내놓을 경우 4년내 6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자신이 있지만 돈이 없어 포기해야 할 듯』이라고 애석해 했다.
(02)548-0150 【송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