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차이나 리포트] "부패·군림하는 당·정부 질타에 카타르시스"

■ 고발 프로 인기 이유는

중국 링다오(지도자)를 언론 심판대에 세우는 프로그램이 중국인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기저에는 중국인의 정부와 당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은 공산당 일당 독재의 국가 체제이기 때문에 당과 정부에 대해 이렇다 할 사회 견제 시스템이 없다. 고위 지도자들, 특히 지방의 당ㆍ관료들은 인민에게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풍토이다 보니 정부가 부패나 비리를 왜곡하거나 축소 수사해 발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런 터에 인민이 직접 공개적으로 링다오를 질타하고 쌍방향 소통할 수 있는 언론 프로그램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중국인의 정부에 대한 불신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정부가 진상을 제대로 국민에게 알려주지 않으면서 비롯된 일이라는 분석이다. 일례로 중국 충칭시 경찰은 지난달 19일 지난 8년간 11명을 살해한 흉악범 저우커화가 경찰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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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당수 중국인들은 이 발표를 믿지 않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을 통해 저우커화가 죽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며 신출귀몰한 도피 행적을 보였던 그가 경찰 총에 맞아 죽었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에 충칭시 경찰은 재차 발표를 통해 인터넷 상에 떠도는 저우커화 생존 소문은 완전한 유언비어며 저우커화가 피살됐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해명해야 했다.

지난해 3월 일본 후쿠시마 지진때 중국인은 난데없이 소금 사재기에 나서 시중의 소금이 동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소금 복용은 방사능 예방에 아무런 효능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오히려 소금 사재기는 더욱 확산됐다.

베이징 시민은 지난 7월 폭우 때 사망자 수가 77명이라는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았다. 베이징시는 애초 사망자를 37명으로 발표했다가 실제 사망자 및 실종자가 훨씬 많다는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뒤늦게 사망자가 77명이라고 밝혔지만 불신은 여전했다.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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