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하락하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당초 예상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자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인플레와 이에 따른 급격한 금리인상 우려감이 해소되고 있다.
그 동안 전문가들은 지난 6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4년만에 금리를 인상하자 금융정책이 급격한 긴축기조로 돌아서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을 표시해 왔다. 그러나 신규일자리 증가 폭이 당초 예상보다 낮고, 물가상승률도 완만한 것으로 드러나자 FRB가 금리를 인상하더라고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FRB는 오는 21일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하반기에도 견실한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고용상황과 소비지표를 예의 주시하며 신중한 금융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FRB가 점진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계속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뚜렷한 약세기조를 이어갔다. 금리 인상 시기와 폭이 늦춰지거나 줄어들 경우 그만큼 달러화에 대한 투자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다 인텔 등 반도체기업을 중심으로 첨단 기술 관련 기업들의 순익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미국 증권시장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달러화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기술주 경계 매물이 쏟아지며 지난 주 내내 하락했다. 이에 따라 나스닥지수는 2개월만에 1,900포인트 밑으로 떨어졌고 다우존스지수도 나흘간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불투명한 기업전망,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 압력 등이 어우러지며 당분간 주가도 약보합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달러화 급락과 함께 대표적인 대체투자 수단인 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값은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6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인도분 금값은 전일보다 2.40달러 오른 온스당 406.80달러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의 약세기조가 계속 이어지면서 금값 강세 현상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