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쇠고기 혼란' 정부가 더 키웠다

광우병 불안 증폭되자 "美쇠고기 안전" 뒤늦게 긴급 담화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을 앞두고 광우병의 위험성을 알리는 각종 주장이 제기되고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의 수입반대 운동이 거세지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관계부처 장관들의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안전성을 강조했지만 안일한 대응으로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2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합의는 국제적 기준과 과학적 근거에 따라 이뤄졌음에도 일부에서 확실한 근거 없이 제기하는 안정성 문제가 사실인 것처럼 알려지고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해명하기 위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정부는 또 오는 7일 열리는 쇠고기 청문에서 미국과의 협상 합의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이명박 대통령은 광우병 발생국인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증폭되는 것과 관련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실상을 정확히 알릴 필요가 있다”며 쇠고기 협상과 관련한 정부 해명을 지시했다. “질 좋은 고기를 들여와 일반시민들이 값싸게 먹게 되는 것”이라며 안이한 입장을 보여온 이 대통령이 이처럼 다급하게 대응에 나선 것은 야당과 시민단체의 공세는 물론 인터넷상에서 대통령 탄핵 서명운동까지 전개될 정도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담화문에서 “미국은 동물성사료 금지조치가 시행된 지난 1997년 이후 태어난 소에서 광우병이 확인된 사례가 없으며 미국 국민들은 물론 미국을 여행하는 많은 여행객들도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을 진정시켜줄 것을 당부했다. 다만 통합민주당 등에서 제기한 미국과의 쇠고기 재협상과 관련, 정부는 “재협의를 위해서는 미국의 위생상태가 달라져야 하므로 미국의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이 올라가거나 새로운 규정이 생기기 전에는 재협의가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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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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