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세상] 햄버거 기원은 몽골군 야전 식량

■전쟁, 그리고(남도현 지음, 플래닛미디어 펴냄)


햄버거는 몽골군 야전 식량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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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3세기. 기후 조건이 농사에 부적합해 몽골족은 가축을 방목하고 여기서 얻은 고기를 주식으로 삼으며 살아갔다. 그 중에서도 날고기는 정복 전쟁에 나선 몽골군 기마부대의 주요 식량이었다. 당시 기마부대는 질긴 날고기를 그냥 먹기 힘들어 말 안장에 깔고 다니면서 부드럽게 숙성시킨 다음 잘게 썰어 먹곤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독특한 음식은 몽골에 장기간 지배를 받은 러시아, 헝가리 등을 중심으로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각종 야채를 곁들여 먹는 별미 음식으로 발전했다. 후에 시간이 흘러 이 지역과 교역하던 독일 함부르크 지역의 한 상인이 이 요리법을 독일에 소개했는데, 막상 날고기를 먹기 불편하자 이를 익혀 먹기 시작하면서 몽골군 기마부대의 요리는 또 한번 변신을 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햄버그 스테이크라 불리는 함부르크스테이크다. 세월이 흐르면서 변신은 계속된다.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만국박람회에 몰려든 관람객들이 많아 음식을 즉시 요리해 공급하는 데 애를 먹던 요리사가 함부르크스테이크를 활용해 즉석음식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이후 패티(patty)라는 작게 만든 함부르크스테이크를 빵 속에 야채와 함께 넣어 만든 간편식이 만들어 지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 즐겨먹는 햄버거가 된 것이다.

'모든 악의 총합'이라 불리는 전쟁에서 역설적이게도 오늘날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음식 하나가 만들어 진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역사의 동인(動因)으로서 전쟁이 세상과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여러 측면에서 색다르게 살펴본다. 에피소드를 문화, 올핌픽, 문학, 여자, 경제 등 10개의 키워드로 나눠 다양한 전쟁의 모습을 들여다 본다. 1만 9,800원.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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