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이 이번주 말에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이 진정되지 않으면 8일부터 강남·서초구 소재 유치원, 초등·중학교 166곳에 일제히 휴업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이는 고등학교를 제외하고 이들 지역에 있는 전체 유치원과 초등·중학교가 모두 포함된 것이다. 전국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대규모 일괄 휴업 조치다.
5일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서울교육청 2층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확진 환자의 동선이 강남에 집중돼 있어 강남·서초 소재 학교에 대해 월요일(8일) 일괄 휴업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르면 7일께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일선 학교의 소규모 테마여행을 포함한 단체활동을 중단하도록 강력히 권고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휴업 검토 대상인 학교는 강남·서초구 내 유치원(69개원)과 초등학교(57개교), 중학교(40개교) 등 166개교로 학생 수는 8만6,066명에 달한다. 지금까지는 휴업 가이드라인을 각 학교에 일임했지만 서울시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 A씨가 격리 전까지 강남 일대에서 1,500여명이 모인 행사에 참여한 사실이 있다고 발표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이 증폭되자 방침을 바꾼 것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장이 메르스 관련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재량 휴업을 결정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교육청 차원에서 위험 정도를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휴업 조치 대상이 강남·서초를 넘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조 교육감은 "보건복지부와 서울시로부터 주말에 구체적인 자료를 받아 보고 (결과가 심각하면) 인근 지역인 송파구 등까지도 검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