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에서 유엔의 역할 확대를 거듭 촉구하고 있지만 포르투갈, 폴란드 등 일부 국가들이 미국 주도의 이라크 대책에 반대함에 따라 연합군 내부의 갈등이 심화될 조짐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16일 미국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당초 예정대로 오는 6월30일까지 이라크인에게 주권 이양을 완료할 것이며 이후에는 UN이 주도적으로 이라크를 관장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존 네그로폰테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이날 이라크에서 유엔의 역할을 확대 할 것을 촉구하고, 유엔 직원 및 시설 보호를 전담할 새로운 병력 창설에각국이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네그로폰테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정 례 브리핑에서 “국제 사회에는 유엔이 이라크로 복귀해 오는 6월30일 주권 이양 이후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광범위한 기대가 있다”며 “유엔 회원국에게 유엔의 안전을 위한 병력 지원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라크에서 유엔의 역할을 확대한다는 미국의 계획이 실현될 지는미지수다. 이라크에 병력을 파견한 포르투갈이 철군 의사를 밝혔고, 다국적군의 지휘권을 갖고 있는 폴란드도 미국의 공세적 작전을 거부하는 등 반발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의 안토니오 피구에이레도 로페스 내무장관은 16일 공영 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 “만약 이라크 분쟁이 악화되고 파견단의 임무수행이 어려워진다면 철수가 유일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르지 스마진 스키 폴란드 국방장관은 ‘폴란드 사단’ 일원인 우크라이나의 예프헨 마르추크 국방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9,000명 규모의 폴란드사단은공격을 위한 병력이 아니라 안정화를 위한 병력이며, 다국적 사단은 공세적 군사작전을 수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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