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친박 '박근혜 대권행보' 싸고 심상찮다

일부 의원들 움직임 없자 리더십 문제 제기<br>朴 전대표측 "지금 나서면 대통령에 부담"


최근 친박근혜계 일부 의원들이 친이명박계의 공세에 대응해 대권행보를 가시화하지 않는 박 전대표에 대해 사석에서 리더십 문제를 제기하는 등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전대표측은 "지금 움직이면 대통령에게 부담만 된다. 아직 때가 아니다"며 내년 봄 이후 대권행보를 시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친박계들 사이에는 7ㆍ28재보선이나 8ㆍ8 개각 이전까지 보였던 자신감이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차기 대권가도를 장담할 수 없지 않느냐"는 걱정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최근 김태호 총리와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를 핵으로 한 8ㆍ8개각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결코 호락호락 대권을 넘겨줄 수 없다는 것을 뜻을 암시하는 등 정국이 친박계에 녹록치 않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대표측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이나 올 연말 이후 남북관계 정상화 추진을 위한 대북특사에 대한 기대감도 접는 분위기다.


외환 뿐만 아니라 내우도 커지고 있다. 한때 친박계 좌장이었다가 이탈한 김무성 원내대표가 최근'민주주의 몰이해와 유연성 부족'을 들어 직격탄을 날린데 이어 박 전 대표 비서실장 출신의 진영 의원도 연말 이후 통일장관 등의 입각을 염두에 둔듯 12일 친박 탈퇴를 선언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격인 유정복 의원마저 박 전 대표 보호와 지역구 사정 등을 감안해 입각을 수용하면서 친박계 내 혼란이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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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최근 사석에서 박 전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친박계가 적지 않다. TK지역의 한 중진의원은 "때로는 벽으로 느껴진다는 지적도 있다"며"주변에 예스맨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여러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의 말에 충실히 따를 뿐 이견을 말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털어놨다.

이처럼 친박계 내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냉철함을 꼽았다. 20대 후반에 퍼스트레이디 역할 등 수많은 경험과 우여곡절을 견뎌 오면서 이성과 원칙이 강하게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영남권의 한 중진의원은 "세종시와 사학법 처리에서 알 수 있듯이 직관이나 감정, 남의 말에 휩쓸려 결정하기 보다는 합리적이고 충분한 근거를 갖고 한 번 정하면 잘 안바꾸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한 중진의원도"소통을 더 해야 한다고 말 한들 들을 분도 아니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구심점 없이 각개 약진하는 분위기에 대해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말하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지만 평소 나머지 사안은 각자 따로 움직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측은 "이런 분위기를 잘 알고 있고 여러 오해가 있을 수있다"며 "하지만 벌써 대권행보를 가시화하거나 원칙을 바꿔 부화뇌동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조만간 친박계 초재선들과의 회동 검토 등 소통에는 좀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중소기업, 장애인, 외교안보통일 등 각 분야별로 매일은 아니지만 자주 폭넓게 전문가들을 만나 자문을 받고 있다"며 "임기가 절반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대권행보를 하면 대통령이 어떻게 되겠냐"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대권행보 시점에 대해 "과거 정운찬, 정몽준씨 등을 띄우려고 했으나 그리 됐느냐. 대권경쟁이 너무 일찍 시작되면 국민들이 식상해한다. 내년에도 일찍 시작하는 것은 이르다"고 덧붙였다. 부산의 한 중진의원도 " 일찍 나서면 권력으로부터 견제받고 국민들로부터 또 하나의 구 정치인 평가밖에 받지 못한다"고 동감을 표했다. 소통부족 지적에 대해서도 PK의 한 재선의원은 "나는 자주 제안을 하는데 적절할 경우 곧바로 수용한다"면서 "정치적 행보를 본격화하면 유연성이 드러날 것이고, 앞으로 시스템을 갖추든, 좌장그룹을 활용하든 친박계의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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