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서울경제신문 '4분기 경영전략 설문'] 중국 경기·내수침체가 최대변수… 특단의 제조업 지원책 만들어달라

中성장률 6%대로 주저앉겠지만 투자수준 유지

"불확실한 시장 감안 수익성 강화에 중점" 52%

'인력구조조정으로 위기돌파' 기업 한 곳도 없어



서울경제신문의 '4·4분기 경영전략 설문조사' 결과는 기업들이 올해는 어떻게든 버틸 수 있지만 갈수록 경영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응답 기업 가운데 지난해와 비교해 연말 기준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다소 늘어날 것이라고 대답한 곳이 많았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1~10%' 증가를 선택한 기업이 각각 23개사(32.8%)와 21개사(30%)였고 지난해 수준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21.4%와 20%에 달했다.

올해 실적은 어느 정도 해볼 만하다는 전망이다.

문제는 채용과 투자다.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채용과 투자의 경우 주요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줄거나 지난해 수준이라고 답했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어느 정도 증가하지만 투자와 채용을 확 늘리지 않겠다는 반응이 나온 것은 그만큼 향후 전망이 어둡다는 뜻이다. 기업들이 중장기 경영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긴축경영을 계속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한 부분이다.

실제 기업들은 중국 경기와 내수침체를 주요한 경영변수로 봤다.

현시점에서 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대한 질문에 응답 기업 74개사 가운데 33.7%가 중국 경기 하락을 첫손에 꼽았다. 향후 중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질문에 무려 74%의 기업이 6%대로 주저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5%나 그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21.6%에 달했다. 7%대 이상이라는 기업은 4%에 불과했고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본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그럼에도 중국 투자에 관해서는 응답 기업(73개사)의 65.7%가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투자 축소 검토는 8.2%에 그쳤다. 당분간은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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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 하락에 이어서는 내수침체(27%)를 선택한 업체가 많았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당초 2.7%에서 2.4%로 낮춰잡았다.

주요 경영변수와 관련해서는 저유가를 택한 기업도 14.8%나 돼 정유·화학 업체들의 어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들은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로 수익성 강화를 들었다. 올해 영업이익이 일부 좋아진 업체가 많은 것으로 나오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경영상황을 감안하면 수익성을 더 높여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응답 기업의 절반인 52.7%가 수익성 강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연장선상에서 신성장동력 발굴이라고 답한 기업이 27%로 2위였다. 그 다음으로 사업구조 개편(9.4%)과 매출 증대(8.1%), 노사 문제(2.7%) 등의 순이었다. 인력 구조조정을 고른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정부에 대해서는 내수회복과 특단의 제조업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았다. 뒤집어보면 현 경제팀에 이 부분이 크게 부족하다는 말이다.

정부의 개선점과 관련해 내수회복이라고 응답한 업체는 74곳 중 26곳(35.1%)으로 가장 많았다. 제조업 지원책은 31%였다. 업계에서는 현재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된 제조업 육성책 등을 바라고 있다.

환율을 포함한 거시경제 안정을 요구하는 기업도 27%에 달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저가로 들어오는 수입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를 제대로 부과해달라는 의견과 안정적인 정부 운영을 원한다는 답변이 있었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경기도 살아나지 않으면서 기업들의 불안감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꺼냈다는 점은 알지만 어떤 식으로든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추가적인 대책과 제조업 지원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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