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1일 예정된 국회 정무위원회의 저축은행 청문회가 증인으로 채택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잠적 등 증인들의 불출석 조짐으로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무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성헌 의원은 14일 "지난 13일 아침까지 이 전 장관이 자택에 계신 것을 확인했지만 정작 우리가 증인 출석 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집으로 갔을 때는 가족과 잠적했다"면서 "이런 행태는 이 전 장관 시절 수립된 저축은행 정책이 오늘날 엄청난 부실을 가져왔다는 것에 대한 책임회피를 하려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자택 경비실에 일주일 후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지방으로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 정무위원들은 이 전 장관 없는 청문회는 없다는 입장"이라면서 오는 20일 예정한 청문회 날까지 이 장관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청문회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장관은 정무위의 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서를 수령하지 않고 떠났기 때문에 정무위가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없다. 또 다른 증인인 진념 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청문회에 나갈 생각이 없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청문회는 한나라당이 강력히 요구한 증인들의 불출석으로 상당 기간 늦춰지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 정무위 간사인 우제창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보이콧하면 야당끼리라도 단독으로 진행하겠다"고 청문회 연기를 받아들일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