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홍콩상륙작전' 나선 화장품 원브랜드숍

중국인 선호 제품 파악 가능… 진출 장벽도 본토 보다 낮아

페이스샵·미샤·토니모리 등 中 테스트마켓으로 적극 공략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홍콩에 먼저 가라."

한국 화장품 원브랜드숍들이 홍콩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홍콩이 중국 진출을 겨냥한 테스트마켓으로 떠오르며 더페이스샵과 미샤, 토니모리 등 주요 원브랜드숍이 앞다퉈 진출한데다 최근 들어 강화되고 있는 중국 정부의 규제(위생허가)까지 겹치면서 원브랜드숍들이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의 어퓨는 지난 27일 홍콩 지역 내 1위 드럭스토어인 왓슨스 38곳에 입점해 해외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20대 초반 고객이 주 고객층인 어퓨는 왓슨스를 통해 홍콩 트렌드세터들 사이에 난 입소문으로 중국에 진출할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말 홍콩 침사추이지역에 3호점을 추가로 내고 주요 상권 장악에 나섰다. 지난해 상반기 코즈웨이베이와 몽콕에 1, 2호점을 동시에 개설한 이니스프리가 7개월 만에 새롭게 낸 매장이다. 이니스프리는 연내 홍콩에만 5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관련기사



이 밖에 더페이스샵(66개), 토니모리(18개), 미샤(16개), 에뛰드하우스(4개) 등 다수의 원브랜드숍이 이미 홍콩에서 격전을 펼치고 있다. 일부 원브랜드숍은 중국과 홍콩에 동시 진출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상하이나 베이징 등 본토 주요 도시에 들어가기 전 홍콩을 먼저 디딤돌로 삼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기업들이 홍콩을 선택하는 이유는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중국 시장의 특수한 규제 탓이다. 한국 원브랜드숍들의 경우 현지에 진출하려면 외국 자본이라는 이유로 중국 정부 산하 식품약품감독관리국(SFDA)의 위생 허가 등에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위생허가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수십 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는 아이라이너, 립스틱 등도 품목과 색상에 따라 각각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업체로서는 시간과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 특히 현지에 법인이 없으면 신청서조차 낼 수 없어 중국 업체에 신청을 대신 맡기다 보니 대행비 부담이 많게는 품목당 수백 만원까지 들어 외국 화장품 브랜드의 진출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홍콩은 상대적으로 간단한 몇 가지 절차만 밟으면 바로 화장품 판매가 가능해 진출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중국 본토 매장은 홍콩이나 한국보다 제품 가짓수가 눈에 띄게 적다"며 "신제품은 모두 위생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같은 시기에 제품을 홍콩과 중국 본토에 내보내도 판매가 시작되는 시기는 본토가 미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신 중국 시장의 잠재력을 놓치고 싶지 않은 한국 원브랜드숍들에게 홍콩은 중국 진출을 겨냥한 '테스트 마켓'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 본토와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교류가 활발해 중국인들의 문화적 특성이나 선호 제품을 미리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간 홍콩에 방문하는 중국인만 4,000만 명이라는 점도 홍콩 시장의 매력을 더해준다. 국제 도시라는 특성을 가진 홍콩에서 성공하면 브랜드 인지도를 높게 따지는 중국에서의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공식이 있을 정도다.

새로운 문화나 브랜드에 개방적인 지역적 특수성도 한국 원브랜드숍이 홍콩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홍콩 소비자들은 유행에 매우 민감하고 신규 브랜드에 관심이 많다"며 "해외 유명 브랜드들도 아시아 시장 본격 진출을 타진하기 위해 홍콩에 먼저 진출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