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기업들 24시간 비상체제 돌입

핫라인 가동 원자재수급 방안등 점검정유·해운업계 안전수송로 확보 총력 미국의 대(對)테러 전쟁이 개시되자 국내 주요기업들은 곧 바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삼성ㆍLGㆍSKㆍ현대차등 대기업들은 그동안 구축해 놓은 핫라인을 긴급 가동, 전쟁 영향권내 국가들의 현지법인ㆍ지사 주재원들의 안전을 최우선 점검한데 이어 현지 상황 변화를 수시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전쟁 발발로 경영 위기를 가속화시킬 돌발변수가 터질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수출 우회통로 마련 ▦석유등 원자재의 시장추이및 확보방안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이에 따른 유동성 등 '위기경영' 관리를 위한 체크포인트를 시시각각 확인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이와 함께 동원 가능한 모든 채널을 통해 ▦이번 전쟁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여부와 ▦전쟁 대상지역 확산여부 등을 수시 점검하고 있다. 기업들은 그동안의 추이를 감안할 때 미국의 이번 공격이 아프가니스탄에 그치지않고 중동국가들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는 판단아래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고 확산되는 '최악의 상황'에 맞춘 중장기대책을 마련중이다. 삼성은 이란ㆍ시리아ㆍ리비아ㆍ사우디아라비아ㆍ아랍에미리트ㆍ이스라엘ㆍ터키 등과 24시간 비상연락망을 가동, 상황전개에 따라 긴급히 대처토록 했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 91년의 걸프전도 당초 1주일 정도면 끝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몇달 동안 지속된 전례가 있다"며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마련, 사태추이에 따라 단계별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이미 최악의 위기 경영 단계에 대비, 세계전역의 수출입거래처 재점검, 채산성 유지방안,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원 확보 등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여 왔다. 또 금융시장 불안정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일간 단위의 유동성 점검에 들어갔다. LG는 전자등 수출비중이 높은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주요 거래처 동향을 수시 파악하는 한편 수출통로가 막힐 경우에 대비한 우회수출 방안을 마련했다. LG는 또 환율ㆍ유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비상대책팀을 중심으로 중동 현지의 동향을 시간단위로 체크하기 시작했다. 이와 병행해 재무담당 임원들은 연말까지의 유동성 관리방안을 다시 한번 정밀 점토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테러사태 이후부터 구축한 비상대책팀을 중심으로 미주 및 유럽지역 수출시장 점검과 현지 바이어 동향을 수시 파악하고 있다. 현대차는 특이 이번 전쟁이 장기화되면 고유가가 지속돼 수요기반이 급속히 위축될 것으로 판단, 주요 시장을 유지시킬 수 있는 비상방안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한편 비상시 비용 및 원가절감방안을 적용시키기로 했다. 국제원유가 상승, 원유수송 차질등 이번 전쟁의 직접피해 영향권에 있는 ㈜SK, LG정유등 정유업계와 현대상선ㆍ한진해운등 해운업계는 원유 비축물량 확대, 도입선 다각화, 안전 수송로 확보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전쟁이 중동지역으로 번질 경우 유가가 천정부지로 뛸 게 확실하다"며 "배럴당 30달러 이상의 고유가가 6개월이상 장기화하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마련, 상황에 따라 단계별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ㆍLG상사ㆍSK글로벌등 종합상사들도 수출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거래처 이탈에 따른 피해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전경련ㆍ대한상의 등 경제단체들도 전쟁발발과 동시에 비상대책본부를 중심으로 회원사ㆍ해외지사ㆍ외국경제단체등 국내외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수출입업계의 피해상황 점검에 나서는 한편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무협 비상대책본부장인 한영수 전무는 "이번 사태로 수출입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라며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업계의 피해를 줄이는데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 101개의 무역관을 운영하고 있는 KOTRA도 무역관과 본사를 연결하는 비상대책반을 중심으로 현황파악 및 분석에 나서는 한편 바이어 이탈에 대한 대응책을 다각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김형기기자 고진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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