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日本 대지진] 日진출 증권사들 업무 차질

글로벌 거래소 총회 연기되고 日기업 국내상장도 주춤할 전망<br>일본 내 국내ㆍ외 증권사들도 업무차질 빚어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방사성 물질 누출우려가 증폭되면서 아시아ㆍ오세아니아 거래소연맹 총회가 연기되고 일본 내 국내ㆍ외 증권사의 업무도 사실상 중단되는 등 일본 대지진의 불똥이 국내ㆍ외 증권사와 유관기관에까지 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당초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기로 했던 2011 아시아ㆍ오세아니아 거래소 연맹(AOSEF) 총회가 일본 지진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됐다. KRX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 15일 연맹이 이메일을 통해 연기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AOSEF는 아시아ㆍ오세아니아 지역 거래소들의 모임으로 현재 도쿄거래소와 오사카거래소, 상하이거래소, 뭄바이거래소, 뉴질랜드 거래소 등 14개국 18개 거래소가 가입돼 있고 연 1회 총회를 개최한다. KRX가 올해를 목표로 추진해 왔던 한중일 거래소 최고경영자(CEO) 연례 회의도 당분간 열리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RX는 그동안 도쿄ㆍ오사카 거래소와 매년 임원 방문을 실시하는 등 활발하게 교류해 왔다. 일본에 진출한 국내외 증권사들의 업무에도 일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대우증권은 “최근 JP모건이나 현지 기업들과의 미팅 스케줄이 일제히 취소되고 있다”고 전했고 삼성증권 역시 “외부미팅이 거의 취소돼 내부업무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도 예외는 아니다. 모건스탠리와 JP모건은 “일본 쪽의 미팅이나 출장은 ‘아주 필수적인 모임’을 제외하곤 자제하라”는 방침이 본사로부터 내려왔고 일본지점의 경우에는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적극적으로 배려해주고 있다. 다른 외국계 증권사들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은 방사선 피해를 우려해 현지 지점 인원 5명 중 2명이 철수했고 1명은 오사카로 이동시켜 지점장 등 최소인원만 남겨둔 상태다. 현대증권의 한 관계자는 “사태 추이를 파악하며 위기단계별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방사선 피해가 커질 경우 나머지 인원도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KTB투자증권도 투자유치와 기업공개(IPO) 컨설팅 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경구 KTB투자증권 도쿄사무소장은 “일본 기관들의 해외투자가 급감할 것으로 보이고 일본기업의 국내 또는 해외 상장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RX가 거래소 글로벌화를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본기업의 국내 상장 유치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내 한 대형 증권사의 투자은행(IB) 담당 고위관계자는 “일본 지진으로 실적 부진을 겪는 업종의 경우 국내 상장에 소극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미 주관사 계약 체결한 곳도 상장을 보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통상 해외기업이 주관사 계약 체결 후 상장까지 1년 정도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상황이 상반기까지만 이어진다고 해도 사실상 내년까지는 일본기업의 우리 증시 상장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말 현재 국내 증권사와 IPO주관사 계약을 체결한 일본기업은 10곳으로 전체 해외기업 중 중국(38곳)에 이어 두번째로 많고, 올 들어서도 2건으로 전체의 29%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는 유일한 일본기업인 네프로아이티의 경우 지난 14일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지진이 발생한 지난 11일 이후 사흘 내리 하락했다. 네프로아이티는 14일 공시를 통해 “일본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앞서 도쿄거래소는 15일 도쿄거래소주가지수(TOPIX)가 급락함에 따라 차익거래를 제한하기로 했지만 거래소 운영 중단은 당분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KRX는 일본지진에 대한 성금 규모와 시기를 오는 25일 이사회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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