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공사가 오는 10월 1일 완공을 앞두고 주변 조경 등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새롭게 놓은 다리를 단장하거나 나무를 심고, 하천 주변에 자연석을 시공하는 인부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청계천이 속속 제 모습을 드러내면서 주변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존 동대문 상가는 청계천 복원에 맞춰 새 단장에 나섰고 쇼핑몰 분양도 재개되고 있다. 아파트 신규 분양도 이어지면서 주변 아파트도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프리미엄 형성은 예상보다 지지부진하다. 새로 드러나는 청계천이 지나치게 좁고 깊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우세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실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원공사 막바지, 상가 다소 활기=복원공사가 한창인 청계천을 따라 양편으로 길게 형성된 동대문 상가 상인들은 예상과는 달리 청계천 복원에 거는 기대가 크지 않았다. 한 상인은 “복원 현장을 둘러 보았느냐?”고 물은 뒤 “처음에는 기대가 많았는데 자연 하천이 아니라 수로(水路)처럼 복원하는 것을 보고 기대를 접었다”라고 평가 절하했다. 동대문 상가는 최근 경기 풀리면서 다소 활기를 되찾고 있다. “2ㆍ3월에 비해 손님이 20% 정도 늘었다”는 한 지하상가 옷가게 주인은 “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외출이 많아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도매 상가도 사정이 나아지긴 했지만 상인들의 주름살은 좀처럼 활짝 펴지지 않고 있다. “신학기가 끝나는 4ㆍ5월 이면 올해 장사를 가늠할 수 있다”라는 한 신발가게 사장은 “지금 같아서는 작년과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일본과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들도 늘었다. 지난 겨울에 비해 단체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30%정도 늘었다는 게 주변 동대문 상인들의 설명이다. 서울시 관광 특구로 지정된 동대문 시장이 패션명소로 인식되면서 관광코스가 되고 있다. 하지만 ‘패션 1번지’로 번영을 누렸던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에는 아직 부족해 보인다. 빈 점포가 눈에 띄게 줄긴 했지만 손님이 많은 1ㆍ2층과는 달리 윗층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점포가 쉽게 눈에 띄었다. 최근 몇 년간 대형 상가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발생한 공급 과잉 현상이 해소되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이다. ◇상가 공급 재개, 웃돈은 지지부진=동대문 상권에는 한 동안 중단됐던 대형 쇼핑몰 공급이 최근 다시 시작되고 있다. 시기분양과 시행사 부도로 표류하던 ‘굿모닝 시티’가 풍림산업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다시 공사에 들어가는 것을 비롯, 패션TV, 나인 플러스 등 쇼핑몰이 공사에 들어갔거나 분양을 하고 있다. 프레야타운, 평화상가 등 기존 상가들도 전면 개보수에 나서고 있다. 청평화, 신평화 상가가 리모델링을 완료했고 공사가 진행중인 동평화 상가는 2층에 세계 음식백화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청계천 복원과 재래시장 활성화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임대료나 권리금 등은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동대문 상가 평균 권리금은 평당 450~500만원 수준으로 2003년 말에 100만원 이상 하락했지만 오를 기미가 보지 않고 있다. 임대료도 정체 또는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밀리오레 주변의 일부 상권을 제외한 지역은 1층 조차도 한번 공 실이 될 경우 다시 임차인을 구하기 힘든 실정이기 때문이다. 상가 114의 유영상 소장은 “후분양제 등 안전장치가 마련됐지만 쇼핑몰은 공급 과잉 상태다”라며 “사업 아이템, 입지 등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계천 주변 상권을 찾는 투자자들은 임대 수익을 노리기 보다는 향후 개발에 다른 차익 실현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장지지구로 상인들이 이전할 예정인 동대문 구역의 경우 투자자들의 관심권이다. 양지공인 선춘배 사장은 “향후 동대문 구역이 재개발 될 경우 개발 이익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최근 찾는 이들은 늘고 있지만 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에 매물이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주변 아파트 어떤게 있나] 황학동 롯데캐슬등 주목 청계천 변 주요 수혜지역으로는 마장동과 왕십리, 용두동, 창신동, 황학동 등이 꼽힌다. 이들 단지들은 개발 호재가 이미 반영돼 최근에는 별다른 가격 변동은 보이지 않고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매매가는 마장동 현대 32평형이 2억9,000만~3억3,000만원, 하왕십리 청계 벽산 34평형이 3억5,000만~4억1,000만원 수준이다. 거래 문의는 꾸준한 상태로 청계천은 완공시점에 가격 상승 여부가 주목된다. 신규 분양 물량도 투자자들의 관심권이다. 청계천 복원 시작부터 주목을 받아온 황학동 '롯데캐슬' 주상복합이 오는 6월 공급될 예정된다. 총1,534가구의 대단지로 467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24~46평형으로 이루어져 있고, 일부 청계천 조망 가능하다. 대성산업은 4월 중 동대문구 용두동에 112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스카이렉스Ⅱ'를 공급한다. 34평형 단일평형으로 전 가구 남향으로 배치되고, 청계천 조망이 가능하다. 종로구 숭인4구역을 재개발 하여 짓는 '동부 센트레빌' 아파트는 총 416가구 가운데 194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24~41평형으로 8월 분양예정이다. 지하철 6호선 창신역이 걸어서 3분 거리다. 현대건설도 5월 중 종로구 숭인동에 288가구 중 79가구를 분양한다. 두산산업개발은 11월께 동대문구 용두동에 23~39평형 433가구(일반분양 136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대주건설은 성동구 홍익동에 31평형 101가구(일반분양 58가구), 명진그린건설은 성동구 용답동에 32평형 70가구(일반분양 35가구)를 공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