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대망=정권교체와 정치교체ㆍ시대교체를 화두로 한 문 고문의 대선 출사표 첫머리는 '불비불명(不飛不鳴ㆍ날지도 울지도 않는다)'이라는 고사가 장식했다. 대선 후보는 물론 정치참여 자체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던 그의 입장 변화를 압축했다. 문 고문은 "남쪽 언덕 나뭇가지에 앉아 3년 동안 날지도 울지도 않는 새"에 자신을 비유하고 "그 새가 한번 날면 하늘 끝까지 날고 한번 울면 천지를 뒤흔든다"고 대권을 향한 포부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는 "나라의 주인인 보통사람들 역시 날지도 울지도 못하는 새였다"며 "나뭇가지에 머물지 말고 정치에 직접 참여해 진정한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문 고문은 또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공평'과 '정의'를 나라의 근간으로 삼겠다"면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의식한 듯 "개발독재의 유산을 청산하고 시장독재도 극복해 민주적이고 공정한 시장 경제 모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의 대선 공약=집권 후 국정 운영 플랜에서 문 고문은 예상과 달리 성장을 복지 앞에 둬 눈길을 끌었다. 그는 포용적ㆍ창조적ㆍ생태적ㆍ협력적 성장 등 4대 성장전략을 제시하며 획기적 국가 발전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성장의 패러다임은 최저임금 인상과 재벌개혁을 통한 경제민주화 달성, 사회적 기업 및 협동조합 육성 등 양극화 해소에 방점을 찍었다. 추가 원전건설 중단과 수명이 다된 원전 가동 중지를 천명했다. 그는 강한 복지국가와 관련해서도 "경제민주화를 통해 과감히 보편적 복지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집권하면 10ㆍ4 남북 정상합의를 실천할 것"이라며 "정상회담도 특별한 일처럼 하지 않고 자주, 정례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의 사람들=문 고문의 대선 캠프는 이날 출마 선언에 앞서 각계각층에서 '문재인과 함께하는 사람들'을 실명으로 공개했다. 민주통합당 의원들 중 이용섭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김태년ㆍ홍영표ㆍ장병완ㆍ전해철ㆍ박남춘 의원 등 26명이 이름을 올렸고 학계에서는 이근 서울대 교수, 문정인 연세대 교수, 이정우 경북대 교수 등이 지지를 표명했다. 특히 김만복 전 국정원장, 최낙정 전 해양수산부 장관, 권기홍 전 노동부 장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윤광웅 전 국방부 장관, 이택순 전 경찰청장 등도 문 고문의 대통령 만들기에 합류했다. 문 고문 캠프의 김경수 공보특보는 "지지자 중 실명 공개를 원하지 않은 사람도 많으며 친노와 비노 구분이 없는 경선 캠프를 꾸리기 위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은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