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준결승에서‘점쟁이 문어’의 예언이 또 한번 적중했다. 반면 펠레는 8강전을 앞두고 우승후보로 지목한 아르헨티나ㆍ독일ㆍ브라질이 모두 탈락하며 다시 한번 축구팬의 비웃음을 샀다.
독일 서부 오버하우젠 해양생물박물관 수족관에 있는 '점쟁이 문어' 파울은 8일(한국시간) 열린 스페인과 4강전까지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독일이 치른 경기의 승패를 정확히 맞혔다. 두 나라 국기가 그려진 유리상자에 홍합을 넣고, 파울이 집어 먹는 홍합이 담긴 팀이 승리한다는 방식인데 파울은 이번 월드컵에서 5경기를 모두 맞혔다. 조별 리그에서 독일이 호주와 가나에 승리하고, 세르비아에 패한다고 예지한 파울은 잉글랜드와 16강, 아르헨티나와의 8강 승리도 예측하면서‘선각자’,‘예지자’로 추앙 받고 있다. 독일과 스페인의 4강전을 앞두고 파울이 스페인의 승리를 점치자 박물관 관계자들은“파울이 2008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한 경기만 빼고 독일의 승패를 모두 맞췄다. 그 한 경기가 바로 스페인과 결승(스페인 1-0 승)이었다”며 독일에도 희망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파울의 예측은 전혀 빗나가지 않아 독일 국민을 실망시켰다.
파울은 백발백중의 예언력을 뽐냈지만‘축구 황제’펠레는 또 한번 세인의 입방아에 올랐다. 그가 월드컵에서 우승하리라 지목한 팀이 번번이 탈락하며‘펠레의 저주’로까지 불렸던 징크스가 이번 월드컵에서도 어김 없이 실현됐다.
펠레는 이번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브라질, 스페인,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등 전통의 강호와 아프리카팀까지 뭉뚱그려 우승후보로 거론했지만 스페인을 제외하고 모두 준결승에도 올라가지 못 하고 탈락했다. 16강전을 앞두고는 조별예선에서 강세를 보였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독일 가운데 한 팀이 우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들 팀들은 예외 없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승승장구하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모두 8강전에서 패하자 축구팬들은‘펠레의 저주로 인해 떨어졌다’고 푸념을 늘어놓을 정도였다. 스페인은 이번 월드컵 결승에 안착했지만 네덜란드와 달리 펠레에게 이미 우승후보로 찍힌 전례가 있어 기분 나쁜 징크스와도 싸워야 할 형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