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여(巨與)견제를 위한 야권통합인가, 사안별 정책공조인가.’
최근 야당인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잇따라 정책공조를 이끌어내며 ‘밀월’관계를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보수와 개혁이란 전혀 다른 이념을 고수하고 있는 양당의 공조여서 사안별 정책공조라기 보다는 거대 여당인 열린우리당을 견제하기 위한 제스처가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선 양당은 21일 다음달 임시국회를 소집하기로 합의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를 방문한 김혜경 민노당 대표와 천영세 의원단 대표를 만나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날 양당 대표의 만남은 특히 박근혜 대표가 우리당측의 양당 대표 회담 제의를 사실상 거절한 뒤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임시국회를 소집하려는 양당의 목적에는 차이가 있었다. 한나라당측은 2003년도 결산안의 심의를 철저히 하기 위해 다음달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민노당측은 임시국회에서 이라크 파병 문제와 최근 파업사태를 다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과 민노당은 또 카드대란 특감 결과와 관련,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하자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20일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에 참석해 이와 관련,“감사원 감사가 내용을 제대로 못 밝히고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면서 “청문회와 국조 추진을 위해 다른 야당과 접촉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최근 심상정 민노당 의원단 수석부대표와 접촉, 카드대란에 대한 청문회와 국조 추진에 대해 논의했고 이날 오후 최종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