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남북정상회담] "평화정착, 실질 성과 거두길"

2000년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속 회담성공 기대<br>진보·보수단체 각각 집회열어 찬반 소리높여

국민들의 시선이 2일 남북 정상의 역사적인 만남에 집중됐다.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TV를 통해 북한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을 영접하기 위해 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지켜보고 있다. /왕태석기자

분단 이후 처음으로 육로를 통해 방북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만남이 이뤄진 2일 실향민 등 일부에서는 감격스러운 표정들을 보였으나 시민들 대부분은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조용히 성원하자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번 회담을 통해 유일한 분단국으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 실질적인 평화 정착과 남북 경제협력의 질적인 도약으로 이어져 60년 분단의 벽을 허물어트릴 전기가 마련되길 기원했다. 회사원 이준영(29)씨는 “직접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방북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니 통일이 눈앞에 와 있는 듯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문 이후 남북관계 개선이 이뤄졌듯 이번 두 정상 간의 회담이 한반도 평화 정착의 큰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TV를 통해 방북 장면을 봤다는 회사원 조맹섭(29)씨는 그러나 “최근 신정아씨 사건 등 사회가 어수선하고 나라 경제 사정도 여의치 않아 아무래도 지난 정상회담보다는 관심이 덜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아침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과 정부중앙청사 앞 인도에는 400여명의 시민들이 나와 각각 남과 북을 상징하는 파란색ㆍ빨간색 풍선과 소형 태극기를 흔들며 대통령과 방북단을 배웅했다. 참여정부 평가포럼은 대통령 출발 1시간 전인 오전7시께부터 세종문화회관 앞에 ‘5,000만개의 마음이 당신과 함께 갑니다’라고 적힌 노란색 현수막을 걸고 회원과 시민들에게 다양한 색깔의 풍선과 한반도기를 나눠주며 축제 분위기를 조성했다. 경기 파주시 군내면 통일촌 마을 주민 50여명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소속 회원 300여명은 통일대교 앞에서 태극기와 풍선을 흔들며 방북길에 오른 대통령 일행을 환송했다. 노 대통령은 도로변 철책선에 달린 2만여개의 통일염원 메시지들을 둘러본 후 “(정상회담이) 꼭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통일촌 마을 주민 이원옥(54)씨는 “대통령께서 우리 마을을 통해 방북한다니 뿌듯하고 기쁘다”며 “좋은 성과를 가지고 돌아오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정치적 해석을 떠나 뜻 깊은 만남이라고 환영하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제인’이란 닉네임의 한 네티즌은 “남북 정상간의 회담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시 약속했던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 형식으로 이뤄졌다면 더욱 뜻 깊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보ㆍ보수 시민단체들은 각각 집회를 열고 정상회담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선진화 국민회의 등 보수단체 소속 50여명은 이날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남북정상회담이 국민적 합의와 진정한 화해정신에 입각해 진행되지 않고 정권 차원에서 정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대선에서 유리한 여건을 만들기 위해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6ㆍ15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등 진보 단체들은 방북단 출발을 축하하는 환송행사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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