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4일 야권통합특위를 본격 가동하기로 하며 지지부진한 야권통합 작업에 다시 속도를 붙였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6월 임시국회가 끝난 지금 민주당의 야권통합 노력이 시작될 때가 됐다”며 이인영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야권통합특위 구성과 논의 시작을 선언했다. 그는 “야권통합특위를 통해서 민주진보진영의 모든 세력과 통합에 대한 논의를 열 것을 선언한다”며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으로 대승적 토론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야권통합을 재차 거론한 것은 이대로 가면 통합은 어려워진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행동으로 보인다. 4ㆍ27 재보선 이후 통합의 필요성을 꾸준히 거론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힘이 빠진 게 사실이다. 그 사이 야권통합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통합을 위한 연석회의를 꾸리고 국민참여당도 민주노동당과 합당을 모색하는 등 ‘소통합’에 집중됐다. 이 경우 야권이 민주당과 진보 통합정당 구도로 굳어져,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특위 위원장인 이 최고위원이 “단지 정권교체, 의회권력 교체를 넘어 새로운 정치 구도 만들기 위해 활동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손 대표도 8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야권통합특위 회의에 참석하기로 해 위기감을 반영했다.
손 대표는 야권통합의 대상을 “민주진보진영 모든 정당은 물론 정당 영역에 진입하지 않은 모든 개인과 정치세력, 시민사회를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이나 ‘내가 꿈꾸는 나라’ 등 야권연대 내지 통합을 주장하는 시민사회단체와도 통합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특히 “(야권통합의) 마지막 충분조건이 민주당의 헌신과 희생이 될 것”이라며 통 큰 양보 의사를 나타냈다. 하지만 스스로 “이 과정서 많은 진통이 있을 것”이라고 인정했듯, 통합에 반대하는 호남 지역 의원들을 설득하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참여당도 진보통합추진기구 구성에 나서는 등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국민참여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진보통합추진기구 구성과 이와 관련된 임시전당대회 소집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참여당은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과 관련, 지난 6월 27일 최고위원회와 상임중앙위원회를 열어 ‘통합연대특별위원회(위원장 이광철)’를 구성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