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을 이끄는 50인의 경영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

담수화설비 원천기술 확보 전력투구<br>한국중공업 민영화 성공 공신 해외수주비중 71%로 끌어올려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이 가장 강조하는 경영철학은 바로 ‘글로벌’이다. 박 사장은 지난 2000년말 두산이 전격 인수한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의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후 두산중공업을 대한민국 대표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시킨 장본인이다. 실제 지난 7년간 두산중공업의 중심은 국내에서 해외로 완전히 무게중심을 이동했다. 2002년 17%에 불과했던 해외 수주비중이 지난해에는 71%에 달할 정도로 국내 보다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냈다. 박 사장은 하지만 “단순히 해외수주 비중이 높다고 해서 글로벌 기업이라 말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는 “세계적 수준의 독자 기술력, 원가 경쟁력과 품질수준, 매출 규모와 수익성, 인재육성, 기업문화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구축해 세계 시장의 기술트렌드와 시장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기업이야말로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고 강조한다. 박 사장은 글로벌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해 먼저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데 주력했다. 발전과 담수라는 핵심 영역에 집중하는 동시에 국내시장에서 단품 공급 위주의 사업을 하던 데서 탈피해 해외 시장에서 설계ㆍ엔지니어링에서부터 기자재 제작, 설치, 시운전까지 일괄 수행하는 EPC(Engineering, Procurement & Construction) 사업을 강력히 추진했다. 이러한 전략은 중동, 인도, 동남아 시장에서 1조원이 넘는 대형 EPC 프로젝트 수주로 결실을 맺고 있으며, 두산중공업이 지난해 해외 플랜트 수주 1위 기업에 오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박 사장의 이 같은 포트폴리오 전환 노력은 2000년 당시 3조3,000억원이었던 수주액을 7조원대로, 2조4,000억원이었던 매출 역시 4조원대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순이익이 당시 248억 적자에서 3,000억원 흑자로 전환되면서 명실공히 두산그룹을 대표하는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박 사장이 두산중공업에서 공을 들인 또 다른 영역이 바로 기술개발. 그는 발전, 담수 분야에 과감히 투자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미래기술 개발에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06년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영국의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회사인 미쓰이밥콕(현 두산밥콕)을 전격 인수한 것. 2005년 말에는 담수 분야 역삼투압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AES사의 수처리 사업부문을 인수해 두산하이드로테크놀로지를 설립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두산중공업의 기업 슬로건이 ‘지구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인 것처럼 두산중공업의 발전, 담수 사업 자체가 지구촌에 물과 전기를 공급함으로써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며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원가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기업의 이익을 확대하는 것이 곧 주주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박 사장은 인재개발에도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사람의 성장이 사업의 성장을 이끈다”는 것이 그의 인재철학. 실제 두사중공업은 사내 핵심인재 교육과정인 ‘빅 스쿨‘(The Business Intelligence Group School)’을 비롯, 엔지니어 역량 향상교육’(Winning Impact to be Successful Engineer Course)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와 인재 선발, 육성프로그램을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사업성과를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 5월 채용설명회에 직접 참가해 회사를 홍보하며 우수 인재를 확보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 박 사장은 “장차 두산중공업을 GE, 지멘스 등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겨루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며 “오는 2015년 매출 17조원을 달성해 포춘지 선정 글로벌 500위권 내에 진입할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강조한다.
박지원 사장은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은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박 사장은 "현업을 해봐야 한다"라는 두산가의 원칙에 따라 지난 1988년 동양맥주 사원으로 입사했다. 또한 "남의 밥을 먹어봐야 한다"라는 전통에 따라 광고대행사인 맥켄 에릭슨에서도 근무한 바 있다. 이후 박 사장은 두산상사, 두산 백과BU 등을 거쳐 지난 2001년 민영화 직후인 두산중공업 기획조정실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7년간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중공업 분야의 경영수업을 쌓았다. 그는 민영화 이전 공기업 스타일의 두산중공업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완벽하게 턴어라운드 시켰고 지난 1월 사장으로 취임했다. ▦1965년 서울 출생 ▦1988년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1990년 뉴욕대학원 경영대학원 졸업 ▦1988년 동양맥주 입사 ▦2001년 두산중공업 기획조정실장 부사장 ▦2008년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경영원칙 ▦시장변화를 주도하는 글로벌기업 추구 ▦원천기술 확보로 고부가가치 창조 ▦인적자원의 경쟁력 강화 ▦일관성있는 사업추진으로 효율 극대화
일관성·원칙 경영 중시

한번 결정한 것은 쉽사리 안바꿔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은 일관성과 원칙을 중시하는 경영자다. 한번 정한 원칙은 절대로 어기는 법이 없다. "한번 결정한 것은 쉽사리 바뀌지 않기 때문에 직원들도 자연스럽게 박 사장의 결정이라면 끝까지 믿고 따른다"는 게 회사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 실제 박 사장은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와 독자기술 확보, 비즈니스 시스템 고도화 같은 전략을 민영화 이후 지금까지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변화관리(Change Management) 및 인재개발 육성 프로그램도 지속적인 변화, 발전을 거듭하면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박 사장은 딱딱한 경영스타일과는 다르게 개인적으로는 문화ㆍ예술에도 관심이 많다. 박 사장은 출장 길에 오를 때 직접 카메라를 챙겨 아름다운 풍경을 렌즈에 담아온다. 또 두산중공업이 매년 개최하는 두산 가족음악회의 레파토리는 직접 챙기고, 좋은 뮤지컬이나 음악회를 후원하기도 한다. 지난해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을 수상하는 등 중공업계에서 성공적인 CF로 평가를 받는 '지구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이라는 TV-CF가 나오기까지는 박 사장의 세계적인 광고대행사에서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는 게 업계의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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