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한국에서 인재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

아시아 3위의 경제권인 한국에서는 다국적 기업의 현지 지사운영을 맡길만한 인재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신문은 "게다가 한국은 지난 10년간 외국기업의 진출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능력있는 인물이 적어 현지 채용은 더더욱 어렵다"고 전했다. 이는 채용대행업체들의 말에서도 확인된다. 채용전문업체인 콘 페리의 한국지사장으로 러시아와 인도, 싱가포르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조너선 홈즈는 "고위직 임원이 너무 적고 중간급에서도 능력있는 한국인은 크게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근무했던 다른 나라보다 상황이 안좋다"며 "5억달러 규모의 회사를 위한 최고경영자(CEO)를 찾는다면 적합한 인물은 4,5명 정도"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인재부족 문제가 재무와 회계 등을 제외하고 전 산업분야에 걸쳐있다며 이는 부분적으로 삼성, LG, 현대 등 한국 경제를 지배하는 재벌기업이 야기시킨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의 5대 재벌이 고용가능한 인력을 움켜쥐고 있다는 것이다. 홈즈 지사장은 "20년간 LG에서만 일했다면 역으로 (해외기업)의 기업운용방법을 모를 것 아니냐"며 국내임원의 경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한국의 재벌기업조차도 인재부족이 시급한 과제가 돼 다국적기업으로부터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있고 이는 외국기업의 채용 가능한 인력풀을 고갈시키고 있다. 문화적인 장벽도 문제다. 한국에서는 영어가 폭넓게 사용되지 않아 본사와 의사소통할 수 있는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인사책임자 등을 채용알선하는 에곤 첸더의 한국지사장 사이먼 김은 "한국은 홍콩이 아니다. 영어는 한국에 오는 기업들에 큰 문제"라고 말했다. 더욱이 수도 서울은 전체인구의 4분의 1이 몰려있는데다 유엔 권장치에도 못미치는 낮은 녹지율, 부족하면서도 비싼 국제학교, 교통정체 등으로 다른 아시아 도시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다. 사이먼 김은 "해외 기업들은 직원들을 한국에 보내기 위해 설득하는데 애를 먹고 현지 인력을 채용하는데에도 문제에 봉착한다. 그것은 이중 고통"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실업률은 OECD국가중 가장 낮은 3.6%이지만 선진국중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돼 한국 기업들은 생산성 위기에 마주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재벌기업은 중소기업보다 직원들의 나이가 더 많아 앞으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이정일 연구원은 이에대해 "장기간에 걸쳐 기업은 내부 후보를 개발해 경영수업을 시켜야 한다"며 "주요 인재에 대한 `매입'과 `만들기'를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을 써야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사이먼 김도 "기업들은 단기적이기보다 장기간에 걸쳐 중간직에 인력을 배치함으로써 조직력을 강화하고 잠재적 지도자층을 늘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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