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통신시장] 무선통신.. 휴대폰 5社 "협력은 보이지않게"

09/14(월) 18:15 『매출액보다 더 많은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경제학을 공부한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갑니다』 지난 9일 한솔PCS와 투자협정 최종 사인을 위해 내한(來韓)한 캐나다 BCI의 데릭 버니 회장의 말이다. 국내 이동전화 업체들이 과당경쟁을 꼬집은 것. 실제로 올해 상반기 동안 PCS 3사는 매출액보다 많은 돈을 단말기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배보다 배꼽이 큰 장사를 한 셈이다. 이동전화 업체들은 40만~50만원대 단말기를 구입해 20만~3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 소비자들에게는 10만원대에 공급하고 있다. 심지어 공짜로 주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가입자 수는 자금력에 비례하고 부채와도 비례한다」는 말을 업체들 스스로 하고 있다. 출혈경쟁으로 인해 이익발생 가입자 규모는 150만명에서 180만명으로, 다시 220만~250만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업계는 올해 초 보조금 삭감에 합의, 과열경쟁이 수그러들 것 같았으나 좀처럼 고쳐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국내 이동전화시장이 1,500만~1,800만명에서 정체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가열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한정된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막판 스퍼트를 하고 있는 것. 업체들의 과열경쟁은 그러나 국내 이동전화시장을 폭발적으로 늘려놓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는 8월말 현재 1,131만명. 국민 4명중 한 명 꼴로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8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동전화서비스가 10년만에 이처럼 급성장한 것이다. 성장율면에서는 단연 세계 1위.「기네스북」감이다. 이같은 급성장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세계적인 단말기 제조업체인 모토롤러조차 시장예측을 잘못해 국내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익성이야 어쨌든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 덕분에 휴대폰은 이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업체들로서는 영양가는 부족하지만 파이는 크게 키워놓은 것이다. 이동전화 업체들은 최근들어 전체 시장을 키우는데 보이지 않게 협력하고 있다. 겉으로는 경쟁이지만 이면에는 공동의 시장을 키워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있는 것이다. 무선데이터서비스를 잇따라 시작하는가 하면, 부가서비스 개발에도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PCS업체간의 경쟁, PCS와 셀룰러의 싸움, 유선과 무선의 대결 등 복잡하게 얽혀 경쟁과 협조를 병행해가며 국내 통신시장 전체의 규모를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백재현 기자】 <<연중 영/화/무/료/시/사/회… 일간스포츠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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