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래(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 등 최근 잇따른 참사에 대해 독과점 등 잘못된 시장구조가 사고의 근본원인일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노 위원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원인 규명 절차가 남아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참사는 우리의 '리스크매니지먼트(안전관리)'에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며 "최근 한국의 내로라하는 간판기업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니 뭔가 불안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항공기 추락사고와 함께 제철공장 화재, 원전 불량품, 불산 유출사고 등을 안전불감증의 예로 들었다. 노 위원장은 "효율경쟁이 안전투자의 소홀을 초래한 것은 아닌지, 아니면 장기독점을 하다 보니 방심으로 흐른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썼다. 최근 발생한 대기업 안전사고들의 원인이 잘못된 시장구조에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극심한 경쟁에 노출된 기업들은 효율성만을 추구하다 보니 당장의 수익과 관련 없는 안전 분야에 투자할 여력이 줄어들고 반대로 수익이 보장되는 독점기업은 경영이 해이해져 안전에 무관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형 사고들은 포항제철(화재), 삼성전자(불산 유출), 한국수력원자력(원전 불량품) 등 주로 독점 지위를 누리고 있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일어났다.
노 위원장은 또 독일 재경관으로 근무하던 1996년 자신이 한국에 초청했던 한 독일 교수가 안전을 이유로 우리 국적기 이용을 거부해 애를 먹은 일화를 언급하면서 "그 후 우리 항공사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안전도평가에서 매년 1위를 차지했고 기내 서비스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렸다"고 평가했다.
노 위원장은 "안전관리는 기업의 핵심경쟁요소"라며 "우리가 세계 톱(top)에 갈수록 한치의 오점도 남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