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올해도 대기업 설비투자 부진"

현대경제연구원 전망<br>"세계경제 회복 둔화 여파<br>전자·화학산업 등 2% 줄것<br>공공투자 확대 수요 늘려야"


경제의 성장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설비투자가 올해 지속적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설비투자 둔화는 단기적으로 경기회복을 지연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자본축적을 저하시켜 성장잠재력 악화를 초래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1일 '최근 설비투자 부진의 배경과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설비투자 증가율은 등락을 반복하는 일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과거 외환위기 때 6분기, 금융위기 때 4분기 동안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나서야 회복세로 들어섰다.

최근 흐름을 보면 설비투자는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지난해 4ㆍ4분기 마이너스로 돌아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설비투자의 마이너스 성장률은 금융위기가 가장 심각했던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연구원은 설비투자 부진의 원인으로 세계경제 회복세 둔화에 따른 수출 증가세 약화를 꼽았다.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경기 부진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북미 등의 수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대내외 수요 부진도 이어져 설비투자 위축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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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 비중이 큰 산업들의 업황이 부진한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우리나라 설비투자는 전기ㆍ전자제품(50.7%)과 화학제품(14.4%) 등 일부 산업에 편중돼 있는데 이들 산업이 경기부진이 전체 설비투자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세가 주춤한 것도 문제다. 설비투자에서는 대기업(69.3%), 특히 상위 5대 기업(44.6%)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지난해 대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8%에 그쳤다. 중소기업(52.1%)이 설비투자를 크게 늘린 것과 대조된다. 올해 대기업들은 지난해보다 설비투자를 2%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국내 기업이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저임금 지역으로 생산시설을 옮기며 해외 아웃소싱을 늘리고 있는 것 역시 설비투자 둔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설비투자 증가율이 1%포인트 낮아지면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감소한다"며 "정부가 공공투자 확대를 통해 유효 수요를 창출하고 제도 개선으로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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