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亞 여성작가 4인의 독특한 감수성

이수경·쿠사마·진 신·미야나가<br>'에픽 오브 유니트' 그룹전 개막


아시아계 여성이 예술가로 살아가는 것은 동양에 대한 은근한 차별과 여성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의 이중고를 뛰어넘어야 하기에 더 어려운 길이다. 그럼에도 실력 하나로 세계 무대에 우뚝 선 작가들은 꾸준히 존재한다. 사간동 갤러리현대는 활약중인 아시아 출신의 여성작가 4인을 선별한 그룹전 '에픽 오브 유니트(Epic of Units)'를 1일 개막했다. 일본 최고의 여성작가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가 빠질 수 없다. 전쟁의 불안과 권위적 억압에서 비롯한 강박증이 쿠사마 특유의 반복적 물방울 무늬(Polka Dot)와 꽉 짜여진 그물망 무늬(Infinity Net)의 예술적 환상을 탄생시켰다. 1958년부터 뉴욕에서 활동하며 아방가르드 미술계의 중요한 작가로 떠올랐고 지금은 스페인 레이나소피아와 영국 테이트모던이 공동기획한 세계순회전이 열리고 있다. 한국 작가로는 깨진 도자기 파편을 에폭시와 금박으로 연결한 '번역된 도자기'의 이수경이 있다. 폐기된 조각을 모아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과정을 통해 작가는 깨져버린 내적 상처를 치유하는 셈이다. 영국의 리버풀 비엔날레, 일본의 에치고 쯔마리 트리엔날레, 광주 비엔날레 등 국제 미술전에 참가했고 영국 사치갤러리와 미국 보스톤현대미술관 등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덜 알려진 한국계 미국 작가 진 신(Jean Shin)도 참여했다. 일상생활에서 버려진 트로피ㆍ복권ㆍ열쇠ㆍ약병ㆍ옷 등의 오브제를 수집해 복원ㆍ복구한 다음 새로운 기념비적인 설치작품을 완성한다. 뉴욕 모마, 스미소니언 미술관 개인전 등을 비롯해 아시아 소사이어티, 뉴 뮤지엄과 함께한 공공미술 프로젝트 등 왕성한 활동을 자랑한다. 일본 작가 미야나가 아이코는 나프탈렌과 소금을 소재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소멸과 생성, 순간과 영원성을 이야기한다. 이들 작가의 공통점은 '특정 단위'의 지속적인 반복을 통해 본래의 의미를 초월한 독특한 감수성을 만들어 낸다는 것. 단순 반복이 아닌 삶에 대한 관심을 기반으로 한 독창적인 의미 창조, 긍정과 치유의 힘을 발산한다는 공통분모가 깔려 있다. 10월2일까지. (02)2287-3500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