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멕시코만 원유유출 최악 환경재앙으로 번지나

유출원 차단 못해… 기름띠 해안접근 피해 확산 조짐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가 최악의 환경 대재앙으로 번질 조짐이다. 하루 최대 21만 갤런(약 79만4,000리터)의 원유가 바다로 흘러나오는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가 10일(현지시간)로 만 20일째를 맞지만 아직도 주요 유출원을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사고 수습에 나선 영국의 석유회사 BP는 원유가 유출되는 유정 구멍 3개 가운데 가장 작은 한 개는 막았지만 원유의 85%가량이 쏟아져 나오는 가장 큰 구멍을 덮는데는 실패했다. BP는 유정의 구멍을 덮기 위해 높이 12미터, 무게 100톤의 '오염물질 차단 돔'을 동원했으나, 차가운 바닷물과 고압으로 인해 돔 내부에 가스가 발생해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 오염물질 차단돔 설치작업은 얕은 바다에서 시도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1.5Km 이상 깊이의 해저에서는 처음 사용,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 BP는 현재 오염물질 차단 돔을 유정 정두의 옆으로 옮겨놓고 기술적인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사태 해결이 지연되는 동안 유출된 원유 중 일부가 6일 오전 루이지애나주 샹들레르 군도에 위치한 프리메이슨 섬에서 발견되는 등 기름띠가 해안으로 접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원유 유출로 인한 최악의 환경오염 사고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멕시코만 주변에 서식하는 야생조류를 포함한 해양 동물들이 수일 내에 생명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미국 내에서 소비되는 굴의 67%가 멕시코만 연안의 양식장에서 공급되고 있고, 새우와 게 등 연안어종이 대부분 이곳에서 잡혀 피해는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로 굴 양식장이 파괴되면 복구하는데 최소 2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관광지로도 유명한 멕시코만 연안은 시즌을 앞두고 예약취소가 속출하고 있고 어업도 사실상 불가능해 지역경제에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막대한 피해를 본 루이지애나 주민들은 갈수록 악화되는 이번 사태로 망연자실한 상태다. 기름유출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정확한 추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이번 기름 유출사태가 관광업, 어업 등에 미친 경제 피해 규모가 16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원유유출 피해규모가 14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분석했다. 원유유출로 인한 기름띠는 현재 멕시코만 해상에서 동서로 380㎞, 남북으로 160㎞ 넓이로 크게 퍼져 있는 상태이다. 항공 관측 결과 불그스름한 기름띠는 무인도들로 이뤄진 샹들레르 제도의 일부 섬을 둘러싸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석유의 연한 광택이 이미 해안에 닿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샹들레르 제도는 브레튼 국립야생생물보호구역의 일부로, 작은 제비갈매기 등 멸종위기에 있는 야생동물들의 보고이다. 루이지애나주 정부 야생동물어업국은 이번 기름띠 확산으로 어류 445종과 조류 134종, 포유동물 45종, 파충류 32종 등 모두 600여종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투자회사 컴버랜드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코토크 회장은 이번 원유유출 사고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던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사고로 보험사들과 재보험사들이 직접적으로 입게될 손실액은 모두 10억~1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보험업계는 이번 사태 이후 기업들의 보험료가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에너지 관련 업체들의 재보험료가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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