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 대지진] 학교·건물등 50만여채 붕괴
사망자 수만명 달할듯대규모 병력 투입 구조 작업 군사작전 방불케한국교민·관광객 안전…성화봉송 일정 축소
김정곤 기자 mckids@sed.co.kr
중국 쓰촨성(四川省)을 강타한 지진으로 확인된 사망자 수만 1만2,000명을 넘고 50만여채의 건물이 붕괴한 가운데 피해 규모가 계속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인 교민이나 관광객들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정부와 미국ㆍ일본 등 각국이 적극적인 구호의지를 밝힌 가운데 중국 정부는 재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였다.
13일 신화통신 등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베이촨(北川)현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1,000여명의 교사와 학생들이 매몰된 것이 추가로 발견됐다. 중국 당국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진의 진앙지인 원촨(汶川)현에 살고 있는 주민 6만여명의 소재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 40㎞ 떨어진 한왕진((漢旺鎭)에서는 한 증기터빈 공장이 무너져 최소 1만명이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언론은 사고 발생 당시 이 공장에서 수천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었으며 최소 60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행방불명 상태라고 보도했다. 또 미엔양(綿陽)에서는 1만8,645명이 매몰된 것으로 확인돼 사망자 수는 수만명 수준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다행스럽게도 쓰촨성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 교민 800명과 유학생 1,150명, 그리고 현지에서 여행 중인 한국 관광객들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지진 피해 현장에 접근하기 위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켰다.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 등 3만4,000명은 지상과 하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재난지역에 진입했다. 윈난(雲南)성에 주둔하는 청두군구 병력 2,824명은 이날 새벽 철로를 통해 이동했으며 지난군구 1개 사단병력은 열차편으로 움직였다.
이번 지진의 여파로 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 일정도 축소된다. 당초 쓰촨성에서는 오는 6월15일부터 18일까지 광안(廣安), 미엔양(綿陽), 광한(廣漢), 러산(樂山), 쯔궁(自貢), 이빈(宜賓), 청두(成都) 등 6개 도시를 순회하며 성화 봉송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날 지진 여파로 성화봉송 일정을 줄이기로 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한편 이번 지진의 원인이 세계 최대 규모인 싼샤(三峽)댐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콩 신보(信報)는 싼샤댐 건설 당시 과다한 저수량과 수압의 영향으로 지표층에 변화를 가져와 인근 지역에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제기했던 전문가들의 가설이 이번 지진으로 재검토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