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세상] 링컨 '소통 리더십'은 문학적 감수성의 산물

■프레드 캐플런 지음, 열림원 펴냄


'에이브러햄 은 나의 이름/ 나는 펜으로 내 이름을 쓰네/ 서둘러서 재빨리 쓴 다음/ 바보들이 읽을 수 있도록 이곳에 남겨두네'

다소 거만함이 묻어나는 이 시를 쓴 당돌한 소년은 훗날 명 연설을 역사에 남기는 대통령이 됐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이라는 유명한 구절을 남긴 에이브러햄 이 이 시의 주인공이다.

쉽고 명료한 단어로 민주주의를 설명한 의 게티즈버그 연설은 그 자체가 문학작품으로 평가되면서 아직까지도 많은 글에서 인용, 회자되고 있다.


마크 트웨인, 토머스 칼라일 등의 전기를 써 퓰리처상 후보에 오른 바 있는 프레드 캐플런 뉴욕 시립대학원 명예교수가 이번엔 의 글과 언어를 중심으로 전기를 썼다. 저자는 을 '정치계의 마크 트웨인'이라고 평가하며 동시대 사람들뿐 아니라 후대에까지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는 연설문을 직접 작성하고 발표한 대통령은 이후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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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민중과 소통하고 여러 업적을 세운 근본 요인을 '언어'에서 찾은 저자는 그가 읽은 책과 그가 쓴 글을 이용해 의 삶을 재구성한다. 개인의 인품이나 정치적 업적을 바탕으로 쓰인 다른 의 전기와 차별되는 부분이다.

시골 마을에서 공부한 은 또래에 비해 책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 어렸을 때부터 손에 들어오는 책을 '게걸스럽게 읽어치웠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책을 열심히 읽었고, 읽은 책을 모두 기억할 정도로 영민했으며, 시와 소설에 푹 빠질 정도로 감성적이었다.

쌓인 독서량을 바탕으로 훗날 대통령이 된 은 무엇보다 말과 글을 중요하게 생각해 즉흥 연설을 하지 않음으로써 말로 인한 실수를 줄였다. 도덕적 잣대에 어긋나지 않는 말만 하려고 노력하고 쉽고 대중적으로 친근한 언어를 사용했다.

그의 이런 정치적 실천력은 문학적 감수성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은 성서와 이솝우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언제든 인용할 수 있었고 이런 인용문은 이 독서를 통해 배운 것과 삶에서 배운 것의 상호작용을 도와줬다는 것이다.

은 그가 읽었던 수많은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결국에는 정의가 승리한다는 믿음과 인간 사회는 진보하고 있다는 믿음을 결코 잃지 않았다.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 책은 글과 말에서 터득한 의 리더십을 보여준다. 2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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